[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등장시킨 '샤를리 에브도' 만평에 대한 이슬람의 불만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니제르에서는 이틀간 이어진 반대시위로 모두 10명이 사망하는 등 이슬람권 곳곳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 각국은 추가 테러의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경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아랍측과 상반된 시각을 내비쳤다.1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서 샤를리 에브도 만평 반대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5명이 사망했다. 시위대는 교회와 호텔이나 술집 등 비무슬림 상점, 프랑스 기업체 간판이 걸린 사무실 등을 공격했으며 일부는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지고 교회 8곳이 불탔다. 전날 니제르 제2도시 진데르에서도 샤를리 에브도 규탄 시위로 5명이 숨진 데 이어 니아메에서도 추가 피해가 나오면서 관련 사망자 수는 모두 10명이 됐다. 니제르 시위와 관련해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히고 니제르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현지 자국민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러시아내 무슬림 인구 집중 지역인 북캅카스 지역에서도 만평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등장했다.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에서는 17일 1만5000여명이 모여 샤를리 에브도 만평 규탄집회를 열었다. 또 잉구셰티아에 인접한 체첸 자치공화국의 람잔 카디로프 수장은 19일 수도 그로즈니에서 100만명이 만평 반대 행진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도 이날 성명을 통해 "공격적인 언사는 또 다른 유혈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며 "분열과 거부를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만평을 비판했다. 이란에서는 법원이 '나는 샤를리다' 문구를 1면에 실은 개혁 성향 일간지 '마르둠-에 에르무즈'의 발행을 금지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수니파 이슬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종교기관도 무함마드를 등장시킨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비판했다. 사우디에서 최고의 권위가 있는 이슬람성직자위원회(울레마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샤를리 에브도에 만평과 관련, 종교적 모욕이라며 표현의 자유와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서방 노선의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 정부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표현의 자유를 남용한 행위"라며 비판에 앞장서고 수니파의 대표 국가인 사우디도 이에 공식적 동의한 셈이다. 한편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한 경계 강화와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을 계속하고 있다.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17일 유대인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병력 300여명을 파견해 보안 수위를 높였다고 밝혔다. 그리스 당국은 이날 아테네 등지에서 테러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모로코 당국은 IS 조직원 모집활동을 한 혐의로 8명을 체포했고 예멘 당국은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프랑스 국적 남성 2명을 체포했다.이슬람교도를 향한 증오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남부 아비뇽 인근에서는 지난 14일 모로코 출신 40대 남성이 한밤중에 집으로 난입한 20대 남성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7일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등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이슬람교도나 관련 시설을 겨냥한 보복범죄가 50건 이상 발생했다.이런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평에 항의하는 과격 시위가 이슬람권에서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프랑스는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올랑드 대통령은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가 없어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가 있다"고 말했다.오히려 일부 이슬람국가에서 프랑스 국기를 불태우는 등의 시위가 벌어지는 데 대해 올랑드는 "그들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프랑스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프랑스 국기를 훼손하는 일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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