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층이상 고층·상업용 다중이용건축물만 '난연재' 의무화…29층 이하 주거용은 가연성 소재에 무방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해 벽두 의정부에서 발생한 화재참사의 직접적 원인은 불에 잘 타는 건물 외장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통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외관을 세련되게 하려고 골조에 외장재를 덧붙이는데, 그 재료가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이어서 삽시간에 불이 번져나갔다는 것이다.이에 건축주로 하여금 가연성 재질의 외장재를 사용치 않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0년 부산 해운대에서 있었던 38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 화재사고에 따라 대책을 마련했다. 당시 정부는 30~49층을 준초고층으로 분류해 초고층에 준하는 관리방안을 마련토록 했으며 외벽에 준불연 이상의 마감재 사용을 의무화했다.하지만 이번 화재사고가 발생한 10층짜리 대봉그린 도시형생활주택 등 중소형 건축물의 외벽 마감재의 난연성능은 직접 규제하지 않고 있다. 건축법은 "건축물 외벽에 사용하는 마감재료는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로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두고 있는데, 시행령에서는 30층이상 고층이거나 상업지역 내 음식점이나 유흥주점, 학원, 고시원 등으로 건축물의 용도범위를 좁혀놓았다.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건축주들이 외장재를 굳이 비싼 불연재나 준불연재, 난연재로 하지 않고 가연성 스티로폼 소재로 쉽게 선택하는 이유다.건축업체 대표인 A씨는 "오피스텔 등 소규모 주택 건축주들은 외관을 예뻐보이게 하거나 단열, 방수, 방음 등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외장재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알루미늄패널이나 세라믹패널, 유리섬유패널보다는 값싼 스티로폼 샌드위치패널을 쉽게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스티로폼 소재는 화재가 날 경우 화재확산 속도도 빠르지만 단 몇초만에 혼수상태에 빠뜨리는 유독가스로 인해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부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에 앞서 발생한 경기도 화성의 씨랜드 참사와 이천 냉동창고 참사 등으로 볼 때 그 위험성이 반복적으로 입증되고 있어서다.국토부 관계자는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외장재 사용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며 "12일 중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개선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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