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제정책 '구조개혁' 고삐죈다…6대 중점과제에 집중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새해 경제정책의 방점은 '구조개혁'에 찍혔다. 경기활성화를 꾀하는 동시 노동, 금융, 교육 등 주요 부문의 고질적 문제를 풀어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구조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판단과 '이젠 물러설 자리가 없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마지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새해는 노동ㆍ금융ㆍ교육 부문의 구조개혁과 임대주택 활성화, 기업투자 지원,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등 6대 중점과제 추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꼽은 6대 중점과제 가운데 3개 과제가 구조개혁과 관련된 부분이다. 가장 개혁이 시급하다고 판단된 노동, 금융, 교육부문이 선두에 섰다. 먼저 노동개혁은 뿌리 깊은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한국 경제의 성장을 막는 대표적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 29일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대책안은 노동개혁의 출발점이라 볼 수 있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룬다는 목표다. 그러나 노동개혁은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역대 정부마다 노동개혁을 추진해 모두 실패했다는 사실은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기업과 정부를 아우르는 대타협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분야에서는 외국인력을 유치하고 여성 경제활동 참가를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과제로 꼽혔다. 금융개혁은 보신주의 타파와 경쟁촉진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업권 간 칸막이를 완화하는 등 금융회사 간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들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모펀드 규제를 개선하고 코넥스, 성장사다리 펀드 등과 같은 모험자본 공급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규제개혁 과제 중 금융부문의 체감도가 높았다고 보고 올해는 2단계 규제개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교육개혁은 정원조정 선도대학에 대한 지원이 중요 과제로 꼽혔다. 정부는 산업계 인력수요를 반영해 대학의 정원을 조정하도록 해 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수급 불일치를 완화할 계획이다. 2015년이 경제 구조개혁의 적기라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기본골자는 올 초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유사하다. 세월호 사고와 선거 등으로 동력을 얻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연초부터 집중적으로 밀고가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여건은 나쁘지 않다.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고, 대규모 선거 이슈 등도 없다. 출발점은 6대 중점과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구조개혁의 선두주자로 국회 논의를 남겨둔 공무원개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엔저, 중국의 성장둔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가 있다. 이해관계자의 반발 등으로 역대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한 구조개혁이 정부의 의지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사학ㆍ군인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여당의 반대로 단 하루 만에 이를 뒤집어 논란이 됐다. 구조개혁 외 6대 중점과제로는 임대주택, 투자지원, 가계부채 등 3개 과제가 포함됐다.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우리 경제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이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요건 완화 등을 통해 택지ㆍ건설규제를 개선하고, 임대주택 리츠 등에 대한 금융ㆍ세제 지원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정책금융기관이 기업과 투자위험을 분담하도록 해 총 30조원 이상의 신규투자를 유도하고, 가계부채 관리차원에서 40조원 규모의 대출을 장기ㆍ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미래를 대비하는 구조개혁 등에 방점을 둬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만들면서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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