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유제훈 기자]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타 노동조합ㆍ정당인 출신을 사장ㆍ감사로 영입한 데 이어 경영지원본부장도 민간기업 출신 인사를 사실상 내정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줄이고 2016년으로 예정된 서울도시철도공사와의 통합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부적절한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5일 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최근 3년 임기의 경영지원본부장ㆍ기술본부장(상임이사)의 임용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현재 서울메트로는 지원자 공모를 마치고 서류를 심사하는 중이며, 다음주에는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면접 심사 후에는 서울메트로 사장이 최종 후보군을 대상으로 직접 선발하게 된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채용이 사실상 '요식행위'라는 의혹이 나온다. 서울메트로가 채용공고ㆍ임원추천위원회 등 구색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상 이미 경영지원본부장ㆍ기술본부장에 외부 영입인사인 A씨와 내부 승진자 B씨를 낙점해 놓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서류 심사나 면접은 형식상 하는 것으로 현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A씨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실상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예산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채용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특히 B씨의 경우 내부 승진자인 만큼 충분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이론이 많지 않지만, A씨는 민간기업 출신으로 서울메트로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는 지하철 관련 경험이 없어 실질적으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 차원에서 원 보이스(One Voiceㆍ단일 창구)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다"면서도 "경영지원본부장 자리에 내정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A씨가 경영지원본부장에 임명되면 서울메트로의 경영진은 모두 지하철 경력이 없는 외부 인사들로 채워지게 된다. 현재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기준 적자와 부채가 각각 1295억원ㆍ3조3000억원에 이르는 데다, 2016년 상반기를 목표로 서울도시철도공사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경영 혁신ㆍ통합 논의를 위한 전문성과 헌신성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연이은 비전문가의 채용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지난 8월 서울메트로 사장에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출신 이정원 전 경영지원본부장을, 11월에는 감사직에 전직 시의원 출신 지용호(49)씨를 임명해 논란을 빚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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