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국제유가의 폭락세에도 불구하고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회의에서 실질적인 감산 조치가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선언적인 혹은 소폭 감산 결정이 발표되더라도 산유국간의 경쟁심화로 국제유가는 내년 상반기에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OPEC내 리더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이날 OPEC내 걸프협력국이사회(GCC) 소속 대표들 사이에서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나이미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석유시장은 결국 스스로 안정돼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에도 일부 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요구에 대해 “아직 유가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안정돼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이에앞서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베네수엘라와 비회원국인 러시아·멕시코 등 4개국 대표들도 별도 협의를 가졌으나 감산 합의에는 실패했다. 특히 감산 필요성을 적극 주장해온 러시아 대표조차 회담직후 “최근 OPEC내 감산 합의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유가가 더 떨어져도 러시아는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이같은 상황에서 다우존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번 OPEC 회의에선 감산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이로인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0센트(0.5%) 하락한 73.69달러에 마감됐다. 유가는 이미 지난 6월 이후 30% 하락한 상태다.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막판 협상을 통해 현재의 생산량을 준수하거나 하루 30만 배럴 정도의 감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OPEC는 3년전 회원국들의 전체 산유량을 하루 평균 3000만 배럴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하루 평균 산유량이 이미 3600만배럴에 도달한 상태다.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나더라도 상당수 회원국들이 이미 원유시장 점유율 사수를 위해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 유가하락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오일 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설립한 톰 클로자는 이날 CNBC에 출연, “OPEC가 빈 회의에서 립 서비스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대로 된 감산 결정이 나오지 않으면 유가는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OPEC 회원국들이 (시장 확보를 위해) 결국 합의를 무시한 채 경쟁에 나설 것”이라면서 6개월내 더 큰 위기를 자초하게될 것이라 전망했다. 클로자는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원유 수요가 하루 100만~150만 배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10억 배럴의 원유가 남아돌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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