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67P와 필레…인간과 살별의 첫키스

우주의 신비풀기 위한 자료 수집

혜성 표면서 다양한 자료 수집작살 고장으로 추가 임무 어려울 수도나사, 내달 차세대 우주선 오리온 발사 예정

▲필레가 헤성에 도착한 이후 첫 촬영 사진을 보내왔다.[사진제공=ESA/NASA]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주는 아는 만큼 우리에게 비밀을 드러낸다. 탐사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우주의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인류 최초로 혜성(살별)에 탐사선이 착륙하는 데 성공하면서 인류는 우주의 비밀을 또 한 번 벗길 수 있게 됐다. 양파 껍질처럼 벗기면 벗길수록 더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유럽우주기구(ESA)는 12일(현지 시간) 로제타 모선에서 분리된 필레(Philae) 로봇이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필레는 오전 8시35분 모선인 로제타호를 떠나 약 22.5㎞를 낙하하고서 7시간 만에 이 혜성 표면 '아질키아'에 도착했다. 무게 100㎏가량 되는 필레는 중력이 거의 없는 67P에 착륙하면서 본격적인 탐사작업에 나선다. ◆끝없는 인류의 우주탐사= 인류는 그동안 태양계 각 행성에 대한 탐사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를 비롯한 다른 행성들이 자리 잡고 있다. 태양에서 가까운 곳부터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이 있다. 이 중 유일하게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 아직까지는. 인간은 지구에 오랫동안 살면서 먼 우주를 그리워했다. 마침내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우주 바깥으로 내보는 것을 가능케 했다. 우리 태양계의 행성을 탐험하는 우주탐사선이 각 행성마다 하나 이상씩 존재한다. 태양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곳부터 '메신저(수성)→비너스(금성)→큐리오시티와 오퍼튜니티(화성)→갈릴레오(목성)→카시니(토성)→보이저2(천왕성과 해왕성)→뉴호라이즌스(명왕성)'호 등이다. 탐사선들은 각각의 행성 궤도를 돌거나 직접 착륙해 탐사를 벌이고 있다. 수성의 메신저 호를 시작으로 명왕성의 뉴호라이즌스까지 이들 탐사선들은 지구로부터 임무를 부여받고 여러 가지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화성의 큐리오시티와 오퍼튜니티는 직접 화성 지표면에 착륙해 지상에서 탐험을 펼치고 있다. 화성에는 총 5개의 궤도 탐사선도 움직이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화성정찰위성과 오디세이, 그리고 최근 도착한 메이븐이 있다. 또 유럽우주기구(ESA)의 화성 익스프레스가 있고 인도에서는 망갈리안을 운영 중이다. 각각의 행성에 대한 탐험 작업과 함께 이번에 필레가 혜성이 인류 최초로 도착하면서 혜성의 비밀이 벗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결정의 순간이자 '위대한 도약'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린 것이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도착해 "한 개인에게는 작은 발걸음인데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우주 개발의 역사라고 우주과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흥분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혜성에 착륙한 필레 역할 기대= 로제타(Rosetta) 모선은 현재 '67P' 혜성궤도를 돌고 있다. 필레 착륙선은 모선에서 분리돼 잘 짜인 예상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였다. 로제타 모선에서 '필레' 착륙선이 분리되고 아주 천천히 혜성 표면을 향해 이동했다. 표면에 안전하게 안착하기 위해 필레는 작살을 이용했다. 필레는 착륙 중 작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혜성 샘플 채취와 앞으로 탐사 임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ESA는 설명했다. 분리 두 시간 전에 유럽우주기구가 최종적으로 필레를 착륙시킬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GO!'와 'Non-GO!'를 두고 선택했는데 'GO!'로 결론 났다. 혜성 표면에 도착하기까지 총 7시간이 걸렸다. 사람이 걷는 속도로 움직인다고 ESA 측은 설명했다. 약 22㎞를 움직였다. 계획대로 착착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졌고 혜성 표면에 필레는 무사히 도착했다. 이후 필레는 로제타 모선에 신호를 보내오고 최종적으로 '성공'을 알려왔다.  도착 이후 필레는 자신이 내려앉은 표면에서 360도 회전하면서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지형지물을 파악했다. 필레가 내려앉을 곳으로 알려진 '아질키아(나일강의 섬 이름)'라는 곳은 경사도가 꽤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개의 다리와 작살 두 개를 갖추고 있는 필레는 탑재돼 있는 드릴을 이용해 혜성 표면을 뚫고 샘플을 채취한다. 혜성의 샘플을 인류가 만든 착륙탐사선이 직접 채취하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인류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오는 12월4일 인류 최초의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차세대 우선인 오리온(Orion)이 차세대발사시스템에 실려 시험비행에 나서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위대한 도약이 시작되는 셈이다. 나사의 차세대 우주선인 '오리온(Orion)'이 지난 11일 밤(현지 시간) 발사패드로 이동했다. 엔지니어들은 오리온에 대한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델타4' 헤비 로켓이 기다리고 있는 '우주발사복합건물(Space Launch Complex 37B)'로 이동시켰다.

▲태양계는 각각의 행성에 대한 탐사선이 있다. 카시니호가 토성을 탐험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차세대 우주선 오리온 발사 예정= 오리온 우주선은 4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를 떠나 첫 시험비행에 나선다. 이번 시험비행에서는 지구 궤도를 넘어 소행성을 포함한 더 깊은 우주로 갈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가능성을 점친다. 화성으로 가는 길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리온 우주선은 4일 오전 7시5분 발사된다. 발사 이후 오리온 우주선은 지구 상공 5793㎞(3600마일)에서 두 번 지구 궤도를 비행한다. 이후 태평양에 떨어질 예정이다. 나사 측은 오리온 우주선의 발사패드 이동을 두고 "나사의 차세대 '위대한 도약'을 위한 중요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필레가 혜성에 터치다운을 하면서 필레는 혜성 표면 사진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송할 예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필레는 표면 사진을 전송한 뒤 드릴을 이용해 혜성을 뚫고 구성 물질을 분석할 계획에 있다. 이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혜성이 태양의 영향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레는 혜성에서 이틀 반 동안 자체 에너지로 활동하고 그 다음에는 태양빛을 충전해 에너지로 사용한다. 로제타 모선은 2015년까지 혜성궤도를 돌면서 필레와 통신에 나선다. 혜성 표면에서는 필레 착륙선이, 혜성 궤도에서는 로제타모선이 67P 혜성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게 되는 셈이다. 일종의 연합전선이다.67P 혜성 탐사를 보면 화성 탐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화성 탐사에는 현재 나사를 비롯해 ESA, 인도 등의 궤도탐사선 5개가 움직이고 있다. 또 화성 표면에서는 착륙선인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 등이 탐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집결된 혜성에 대한 데이터는 태양계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된다. 혜성을 이해하는 종합적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혜성은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혜성이 지구에 물을 제공한 '씨앗'이었을 것으로 우주과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번 혜성 탐사는 초미의 관심사다.

▲차세대 우주선인 '오리온'이 12월 시험비행에 나선다.[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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