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효율 높여 생산량 늘리고 수익 올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조강욱 기자] 미국 셰일가스ㆍ오일이 세계 에너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과 일본 업체는 확보한 광구가 실속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이 앞선 기술로 알짜 광구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이 덮치자 에너지 업체들은 셰일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반대로 시추 시간을 줄이고 추출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곳도 보인다. 국내 업체 SK이노베이션이 이런 혁신으로 미국 셰일사업에서 이익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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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미국 셰일에너지 개발 사업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과 변화를 소개했다. ◆천덕꾸러기 된 셰일자산= 로열더치셸은 지난 8월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가스전을 포함해 미국 내 육상 가스전 두 곳을 약 21억달러에 매각했다. 영국ㆍ네덜란드계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인 로열더치셸은 확보해둔 셰일가스 개발권을 덜어내고 있으며 과대평가된 텍사스의 이글포드 광구로부터도 철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벤 반 보이드렌 로열더치셸 최고경영자(CEO)는 셰일가스 사업 생산 증가 속도와 물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닛케이는 유럽 에너지 회사들은 수익성 없는 프로젝트를 합리화하라는 압력을 투자자들로부터 받고 있다며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사례를 추가로 들었다. BP는 미국 육상 가스전을 분사할 계획이다. 특히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는 셰일가스ㆍ오일 광구를 올해 연말까지 분리하고 분사된 법인은 자금을 엄격하게 관리해 운영해나가도록 하기로 했다. 일본 종합상사 역시 미국 셰일가스 실패로 고전하고 있다. 스미토모(住友)는 최근 텍사스 셰일가스 프로젝트가 1700억엔 손실을 냈다고 공개했다. 셰일가스 개발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스미토모 등 일본 회사들은 개발된 셰일가스를 일본 전력회사에 판매하는 것 같은 하류 부문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ㆍ일본 회사들의 실패 사례와 관련해 에너지 회사의 한 관계자는 "천연가스와 원유가 나올 게 확실시되는 곳은 미국 회사들이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셰일가스를 추출하는 프랙킹(수압파쇄) 기술에서 앞서 갔다. 미국은 1990년대 말부터 셰일에너지가 풍부한 곳을 찾아내 먼저 차지했다. 이에 비해 일본 종합상사는 2010년 무렵에야 북미 셰일에너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매장량이 불확실한 고위험 채굴권을 놓고 국제경쟁이 벌어졌다. 또한 미국 회사는 여러 곳에 투자한 반면 해외에서 참여한 회사들은 선택 폭이 좁았다. 유럽ㆍ일본 업체들은 미국 기업들과 달리 투자 위험을 분산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미국 셰일가스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하자 미국 회사들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떨어진 가격에는 환경보호 등에 추가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미국 2위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체나피케에너지는 지난달 중순 웨스트버지니아주 셰일가스 자산을 다른 미국 에너지 회사에 53억7000만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더그 로울러 CEO는 "체나피케의 변신과 재무적인 힘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발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수년간 셰일에너지 개발에 힘을 집중했다. 그러나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불어난 부채가 큰 부담이 됐고 결국 자산을 팔아야만 했다. 닛케이는 에너지 회사의 자산축소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혁신으로 대응= 다른 해법을 찾은 회사도 있다. 시추 시간을 줄이고 추출 효율을 높인 것이다. 미국 원유ㆍ천연가스 회사 아나다르코피트롤리엄은 2011년에 비해 시추 시일을 40% 단축하고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국내 기업 SK이노베이션도 생산성 향상으로 대처해 수익을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인수 완료한 미국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의 셰일가스ㆍ오일 광구에서 하루 4500배럴 정도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인수 후 수평시추ㆍ수압파쇄 공법의 효율을 높여 시추 소요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원유 생산성을 향상시켰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클라호마 광구의 경우 인수 전 하루 2500배럴이던 원유 생산량을 석 달 만에 하루 3750배럴로 약 50% 늘렸다. SK이노베이션은 수평시추와 수압파쇄를 통해 셰일가스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 등 악화된 여건 속에서도 미국 비전통자원 광구 인수 등 과감한 투자와 효율적인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석유개발사업에서 3분기 영업이익 1214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게 해외 자원광구에서 셰일가스ㆍ오일을 직접 생산한다. 백우진 국제선임 기자 cobalt100@asiae.co.kr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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