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최근 정부 적자보전 문제 등 개혁대상으로 도마에 오른 공무원연금공단이 과거 투자실패를 교훈삼아 효율적인 운용능력을 갖춰나갈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법원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연금공단은 2007년 투자했던 펀드의 운용ㆍ판매사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을 주장한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보다 법리적 잘잘못을 가리는데 집중하는 만큼 공무원연금이 상고하더라도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2007년 공무원연금은 KB자산운용이 설정하고 신영증권이 판매한 'KB웰리안 맨해튼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 등으로 2010년 KB자산운용이 투자지분 가치를 전액상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공무원연금은 투자금을 날릴 처지가 되자 운용ㆍ판매사 잘못으로 펀드의 수익성이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계약 취소와 함께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이듬해 소송을 냈다. 소송을 낸 2011년 공무원연금의 금융자산 운용수익률은 목표치 6.9%에 한참 못 미치는 0.8%에 불과했다.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1ㆍ2심 모두 "운용ㆍ판매사는 펀드의 수익성과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거나, 공무원연금이 투자판단을 함에 있어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것. 공무원연금은 법률적ㆍ사회적 지위상 자금운용에 관한 전문적 투자능력을 갖춰야할 의무가 있는 데다, 펀드 투자 당시 공무원연금은 대체투자 분야에 9000억원을 투자한 큰 손이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 투자사업 등 대체투자의 수익구조나 관련 위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췄어야 한다는 게 근거다. 결과적으로 당연히 갖춰야할 자질이 미진해 투자 실패를 감내해야 할 처지가 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공무원연금은 금융자산 운용규모 3조9698억원에서 15.9%인 6290억원을 대체투자에 사용했다. 오는 2019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19.5%(국내 15.5%, 해외 4%)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체투자의 경우 전액 위탁운용에 맡기고 해외투자 전문가 영입 등 운용능력 배가에 공들여 온 공무원연금이 아픈 과거를 딛고 파이를 키우는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한편 연금학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적자보전액은 지난해 역대 최고인 1조998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이면 5조원대에 달하게 된다. 이에 정치권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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