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 비관세 낮추고 對韓투자 늘려야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었지만 아직 미완성인 부분이 적지 않다. 정상회담이란 이벤트로 FTA의 문턱은 넘었는데 어제 서명한 것은 FTA 최종안이 아닌 합의의사록이었다. 정부가 언론에 '실질적'이란 표현을 써 달라고 주문한 이유다. 협정문 가서명은 연내로 미뤄졌다. 정부는 최종 협정문을 만들기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농산물시장 개방 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공산품에서 중국의 폭넓은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중국의 초기 관세철폐 비율은 20%로 한국(50%)보다 크게 낮다. 그만큼 중국이 빗장을 덜 풀었다. 양국이 쌀과 자동차 등 서로 민감한 분야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빼면서 다른 FTA보다 낮은 수준으로 시장을 열게 됐다. 중간 수준으로 타결된 투자 분야는 교역을 제도화하는 것으로 타결 수준 못지않게 성실한 이행이 관건이다. 중국의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국산품 의무화 비율 등 비관세장벽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2010년 철폐를 요구했지만, 지방정부인 성(省)에는 관행으로 남아 있다. 무역구제와 지적재산권 분야도 우리가 요구한 높은 수준의 규제 철폐ㆍ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 불합리한 제도와 차별 대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온 점에서 볼 때 아쉽다.  상호균형 차원에서 중국에게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한국의 대중국 투자와 비교할 때 10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해외투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밖에 안 된다. 어떤 '차이나 머니'가 들어오느냐도 중요하다. 지금처럼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으로 자금이 거의 유입되지 않으면서 부동산과 증시로만 몰리면 우리 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농수산물 분야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쌀을 FTA 협상 대상에서 빼고 고추와 마늘, 양파도 관세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지만 관세가 높은 상태에서도 이미 중국산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질이 좋고 안전한 한국산 농축식품으로 여유가 있는 중국인들을 공략하는 역발상이 요구된다. 한중 FTA가 한중 어느 쪽에 더 기회가 될지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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