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2014 서울김장문화제'가 서울시가 오는 14일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문화인 '김장' 을 매개로 김장문화제를 세계3대 축제 반열에 오르게 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서울김장문화제 손형채(사진) 총감독은 "전통문화인 김장의 버무림과, 세계도시인 서울이 가진 창조력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월드컵, 케이팝(K-POP) 처럼 우리 스스로가 김치를 즐기고 놀 수 있게 함으로써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손 감독은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24년간 제일기획에서 활동 한 관람ㆍ전시분야 '베테랑'이다. 그의 손에서 2009년 인천세계도시문화 축전, 2011 대장경세계문화축제, 2012 여수세계박람회 등 굵직굵직 한 문화 행사들이 기획된 바 있다. 베테랑인 손 감독에게도 전통의 음식문화인 김치와 세계적 현대도시 서울의 만남은 난감한 과제였다. 더더군다나 최근 김치 문화와 관련한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것도 큰 짐이었다."김장 하면 굉장히 '올드(Old)'한 느낌이 들다보니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보통 축제처럼 장터만 꾸며 놓으면 재래시장과 다를 게 없으니…. 예술가, 전문가 등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다가 연예인 홍석천씨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아주 쉬운 해답을 주시더라고요. '축제라면 재미 있어야죠' 라고 말이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축제의 기본은 '재미'니까요."재미와 함께 이번 김장문화제의 또 다른 포인트는 '나눔과 협동'이다. '김치'가 아닌 김장의 특성으로서 나눔과 협동을 도시와 결합시키겠다는 것이다. 손 감독은 "김장은 우리가 아주 어렵던 시절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였던 만큼, 그 과정에 가족과 이웃, 공동체가 함께하곤 했다"며 "김치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것도 김치에는 계급, 나이,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는 '포용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이번 서울김장문화제에는 기존 '김치축제'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16일 열리는 '서울, 김치로(路) 달리자' 행사가 대표적이다. 전래동화 '의 좋은 형제'를 모티브로 상대편에 누가 김치를 더 많이 쌓느냐를 겨루는 놀이 이벤트 다. 재미와 나눔, 협동을 합친 것이다. 총 8000명이 참여하는 '천만의 버무림, 김장나눔'도 있다. 3일간 사상 최대 규모인 265t의 김치를 만들어 저소득층 등과 나누는 행사다.손 감독은 "이번 문화제를 계기로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의 고유한 전통을 즐기는지, 김장에 어떤 스토리를 부여해 줄 수 있을지를 외부에 보여준다면, 김치산업의 발전 등 무한한 확장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에서 나타나는 한국인의 창조성을 생각해 보세요. 양파김치 등 최근 유행에 걸맞는 새로운 김치도 그렇고, 전국 8도에 있는 가지각색의 김치들을 생각해 보세요. 이런 김치를 놓친다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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