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3억 중국 거대시장 문 열렸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정부가 3년간 벌여온 FTA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고대 이래 수천년간 이어져온 두 나라 간 경제관계가 새로운 차원에 들어섰다. FTA의 효과로 교역문호의 폭넓은 상호개방에 이어 시장통합도 분야별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는 두 나라 모두에 큰 기회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13억 인구대국인 중국의 내수시장이 주는 기회가 크다. 잘만 활용하면 협소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한국과의 교역 확대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얻는 외에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에 맞서 경제패권을 강화할 교두보도 마련한 셈이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해 추진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한중 FTA를 촉매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중 FTA는 기존의 한미 FTA나 한ㆍEU FTA보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최대 수입대상국이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미국ㆍEUㆍ일본에 대한 수출의 합계와 맞먹는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EU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교역상 이점이 있다. 예전보다는 낮아졌다지만 여전히 7%대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고속성장은 한중 FTA의 교역확대 효과를 증폭시킬 것이다. 물론 한중 FTA가 우리에게 위기인 측면도 있다. 특히 농수산 분야의 피해가 우려된다. 중국은 이번 FTA 협상에서 막판까지 우리 측에 농수산 분야의 시장개방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그러잖아도 이미 값이 싼 중국산 농수산물이 국내에 범람한 지 오래다. 한중 FTA로 중국산 농수산물 수입이 더욱 확대되면 국내시장 잠식을 넘어 농수산 산업기반마저 위태롭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다른 수는 없다. 한중 FTA의 기회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고 위기 요소의 영향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기업들은 중국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정부는 농수산업에 대해 산업적 보호와 경쟁력 강화 양 측면의 치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사업에도 한중 FTA가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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