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고전 영화 '삼손과 데릴라'에서 데릴라역으로 활약했던 여배우 헤디 라마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영화계가 아닌 정보기술(IT) 업계가 떠들썩하다.
헤디 라머. 사전=위키피디아
9일(현지시간) 씨넷, 기즈모도 등 해외 유명 정보기술 매체들은 일제히 흑백 사진속의 미모의 여성 사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이들 매체들은 라마르가 영화적 업적 외에도 기술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며 1914년 11월9일 생인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렸다.이는 정보기술이라는 의미 자체가 희박했던 시절임에도 클라크 게이블, 스펜서 트레이시와 함께 미 영화사 MGM의 황금기를 이끈 '섹시 심볼'로 유명했던 미모의 여배우가 현재에도 활용되는 무선 통신 기술의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그의 기여가 없었다면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있는 다양한 무선통신 기술들은 우리 곁에 있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매체들의 평이다.오스트리아 출신의 그녀는 할리우드로 건너와 배우활동을 이어가던 중 전위적 작곡가인 조지 앤서일과 함께 이차세계대전 당시 원격조종되는 어뢰가 격침되지 않도록하기 위한 초기 통신 기술 개발했다. 당시 그의 기술은 무기 개발에 활용되지 못하고 사문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혁신은 언젠가는 빛을 보는 법. 디지털 휴대폰에 사용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이 그녀의 특허에서 비롯됐다.
라마르의 특허에 기반한 블루투스 헤드셋
CDMA 외에도 현재 주요 무선기술로 응용되고 있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WI-FI) 역시 그의 특허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수있다.라마르가 아니었다면 많은 직장인들의 손에서 전화기를 해방시켜 준 블루투스 이어폰이 등장하지 못했은 물론 노트북 이용자들은 길다란 인터넷 랜 선을 이어가며 자리를 옮겨야 했을지도 모른다.씨넷은 그녀의 성과가 여성도 발명을 통한 혁신의 중심에 서있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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