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26일 열릴 33라운드를 끝으로 상하위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다툴 상위그룹(1~6위)과 2부 리그 강등 팀을 가릴 하위그룹(7~12위)으로 나뉜다. 특히 한 경기 결과로 남은 시즌 판도가 엇갈릴 6위와 7위 구도가 민감하다. 골득실차로 접전을 하고 있는 울산 현대(승점 44·골득실 +4)와 전남 드래곤즈(승점 44·골득실 -5)가 여기에 해당한다.전남은 18일 홈에서 FC서울에 1-2로 졌다. 종료 직전 스테보(32)가 동점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승부 기회를 놓쳤다. 울산은 19일 안방에서 상주 상무에 2-1로 이겼다. 후반 23분 양동현(28)이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 경기 결과로 전남과 울산의 순위가 바뀌었다. 그런데 승부를 결정한 오프사이드와 페널티킥 판정이 모두 오심으로 결론 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판정분석위원회가 20일 이 장면을 분석한 뒤 오심임을 인정했다. 실수는 바로잡았으나 경기 결과와 순위는 번복되지 않는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금언은 이번에도 예외 없다. 오심을 한 심판은 몇 경기 배정에서 제외되고, 심사를 거쳐 내년 시즌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등 제재가 뒤따른다. 그러나 징계 결과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이운택 심판위원장(50)은 "제재 내용을 공개할 경우 향후 다른 경기에 그 심판이 배정되면 구단이나 팬들의 신뢰가 떨어진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프로스포츠에서 심판의 권위는 엄격하게 보호받는다. 축구에서는 감독이나 구단 관계자가 판정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언급할 경우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한다.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야구와 농구, 배구에서도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오심으로 피해를 본 입장에서는 하소연하거나 구제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마땅치 않다. 심판위원회에서는 잦은 시비를 막기 위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시즌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컴퓨터 추첨을 통한 심판 배정이다. 이 위원장은 "적은 심판수(12명)로 많은 경기를 배정해야 하는 현행 구조가 녹록지 않다.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오해도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판이 의도적으로 결과에 개입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해명은 답이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냉철하고도 정확하게 판정하는 것만이 심판의 권위를 지켜내는 유일한 길이다.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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