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 1척이 19일 낮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튼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늘어나는 북한 경비정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과거 군사회담 시점을 전후로 한 북한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의도적인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판문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남북 군사접촉에서 해상경비계선을 우리 함정들이 침범하고 있다며 진입금지를 요구했다. 해상경비계선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서북도서를 제외하고 NLL 훨씬 남쪽 수역을 북측에 포함시킨 선이다. 북측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서해 평화수역 설정이란 명목으로 해상경비계선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후 북한선박의 NLL 침범횟수는 늘었다. 2008년 18회(경비정 7회, 어선 11회), 2009년 48회(23회, 25회)로 늘어나더니 2010년에는 92회(13회, 79회)로 정점을 찍었다. 그해 남북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3월 천안함 폭침, 11월 연평도 포격도발로 이어졌다. 이듬해인 2011년부터는 NLL 침범횟수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침범횟수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NLL을 넘지않던 상선도 노골적으로 침범하고 있다. 2011년에는 13회(경비정 5회, 어선 6회, 상선 2회), 2012년 20회(5회, 10회, 5회), 지난해에는 28회(9회, 7회, 12회)로 늘더니 올해 10월까지 26회(11회, 11회, 4회)증가했다. NLL 침범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북측이 해상경비계선 주장을 이어가고 우리 군의 대응태세 점검을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과거 북한이 군사회담을 제의한 시점도 이번 회담과 비슷하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8년 8월15일부터 51일간 행적을 감췄다. 이 사이 북한은 남북 군사통신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제의했다. 이번 군사회담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일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한 13일 이전인 지난 7일에 황병서 총 정치국장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접촉을 요구했다. 2008년 당시 북측은 대북전단 살포중단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중상 중단 등을 요구했고 성과없이 회담을 마쳤다. 이후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됐고 북한은 김정일 등장 이후인 10월7일 북한군 저고도 침투기인 AN-2기를 이용해 서해에서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모두 최근 발생한 함정 간 사격전 등을 놓고 군사적 긴장완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대화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경남대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남북대화기간에도 무력도발을 감행해 왔지만 현 시점에서는 서로가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며 "우리 측이 제안한 2차 고위급회담에 대해 북한도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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