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
▲15일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이 조정위원회 설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와 피해자 간 조정위원회 없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와 삼성전자에서 제안하는 조정위원회(조정위) 설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15일 진행했다. 반올림과 딸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상기씨 등은 이날 오전 11시 삼성서초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즉각 조정위원회 구성을 중단하고 올바른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정위원회 도입과정은 반올림을 철저히 배제하고 가족대책위와 삼성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이는 반올림과 뜻을 달리하는 일부 피해가족들의 제안을 빌미로 강행한 것으로, 약속을 파기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와 삼성 사이에 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삼성이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논의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위원회가 중간에 설치되면, 사과나 재발방지대책, 보상안이 어떤 것이든 삼성이 아닌 조정위의 몫이 되기 때문에 책임과 비판을 삼성이 면한다는 얘기다. 또 반올림 교섭단은 "삼성전자의 직업병 문제 본질과 사태 경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3자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더 이상 조정위를 구성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되고, 삼성이 피해자들과 직접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반올림교섭단 외에도 권영국 삼성바로잡기 공동대표, 박래군 인권운동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영일씨,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노동위 등이 참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밝혔다. 지난 8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와 삼성전자는 협상을 중재할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정위원장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55)을 위촉하기로 합의했다. 애초 협상은 반올림이 주도해왔지만, 합의가 자꾸 늦춰지자 가족 8명 중 6명이 따로 가족대책위를 만들었고 삼성전자와 조정위 구성에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처음부터 협상을 이끌어온 반올림은 조정위 구성에 동의하지 않았다.삼성전자는 조정위를 통해 보상안과 재발방지대책 등에 대해 좀 더 빠르게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객관적인 판단을 맡을 기구가 있으면 피해자들과 삼성전자 간의 대화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조정위를 통해 삼성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반올림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피해자 가족이 조정위원장을 추천했고,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조정위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정위원장도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반올림도 참여해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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