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직업훈련에 참여한 실업자의 취업률이 10명에 3명 꼴에 불과해 훈련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이들도 대부분 훈련받은 직종과 관련없는 직종에 취업하고 있어 실업자 직업훈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일 '실업자 직업훈련 지원정책의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실업자 직업훈련 부문(계좌제)은 취업성과가 미미해 경제의 유연성과 개인의 적응력 제고라는 두 가지 기능이 미흡한 수준"이라고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직업능력개발훈련정보망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2013년 종료된 훈련과정의 훈련생 23만1301명(실시인원 41만2480명) 중 실업자 직업훈련계좌제의 취업률은 34%에 불과하다. 취업 중 훈련직종과 일치하지 않을 비율은 69.4%로 파악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희숙 연구위원은 "계좌제가 취업성과가 나쁠뿐 아니라 훈련성과에 수요자가 반응하지도 않는다"며 "취업성과와 취업훈련생이 몰리는 분야가 괴리돼있다"고 지적했다.훈련생 10명 중 6명은 경영 회계 사무직, 음식서비스, 디자인 등 세 직종에 몰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 직종의 취업률은 각 36.4%, 26.9%, 32.2%에 그쳤다. 취업률이 20%대에 불과한 한식조리사과정, 바리스타과정 등은 취업과 관계없이 개인 취미 등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도 분석됐다.또한 직업훈련시장이 취약계층과 일반 훈련생에 대한 재정지원으로 차별화돼 있지 않고, 대다수에게 대부분의 비용을 지원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직업훈련의 질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영세훈련기관이 대거 진입했으나, 서비스 질이 낮은 기관이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 있는 경로를 제대로 마련해놓지 않아 전체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윤희숙 연구위원은 "근래에 급속히 확대된 고용복지 프로그램이 공짜 훈련생을 양산해 실업자 직업훈련 부분에서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넓은 범위의 인구에게 후하게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열악한 기관을 연명시키고 질을 떨어뜨려 취업이 절실한 훈련생에게 피해를 주는 구조"라고 주장했다.그는 "직업훈련의 지원폭을 계층별로 대폭 조정하고, 열악한 조건의 공급자가 진입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며 "정부 역할의 재편과 부처 간 칸막이를 뛰어넘는 프로그램간 연계, 공무원 업무방식을 왜곡시키지 않는 적절한 성과지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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