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팀 쿡은 애플워치를 왜 지금 공개했을까.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애플워치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은 보통 공개일과 출시일 사이에 2주의 간격을 뒀다. 이날 함께 공개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에도 12일 예약주문에 돌입해 오는 19일 전 세계 9개국에서 동시 출시된다. 내년 초에나 판매될 애플워치를 특별히 일찍 공개한 것은 무엇을 노린 것일까. 이에 대한 4가지 가설이 제기됐다.◆애플만의 웨어러블 앱 생태계 조성글로벌 조사 기관인 IHS의 랜 포그 선임 연구원은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가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 3자 앱 개발자들을 확보하는 것은 애플 전략의 핵심이었다. 이는 애플워치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많은 기기를 판매하려면 애플만의 앱 생태계가 꼭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애플은 헬스케어, 스마트홈 등을 아우르는 IT인프라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를 쓰는 개발자들을 애플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앞서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를 내놓은 것도 여러 개발자들이 애플로 넘어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이번 행사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또 다른 가능성은 이번 행사가 '버즈' 만들기에 최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일부 지역에서는 애플 행사의 인터넷 생중계 방송이 불안정해질 정도로 접속자가 몰렸다.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만큼 입소문 효과는 톡톡히 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9월은 사람들이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12월과 불과 3달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연말 경쟁사의 스마트워치를 사려는 대기수요자 일부를 애플쪽으로 끌어오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아직 갈 길이 멀다애플워치가 실제로 판매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무선충전 기능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배터리 수명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제품의 크기와 운동 관리, 진동 알람기능, 유비쿼터스 등 기능을 이용하면 실제로 하루 이상 구동하기 힘들다는 것. 또 디자인은 고급스럽지만 외부 충격에 얼마나 견딜지 내구성도 전혀 증명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흠집에 강할 뿐 아이폰처럼 외부 충격에 약할 수 있다. 미국 경영 잡지인 패스트컴퍼니는 "현장에 있던 테크리포터들이 실제 기기를 접해보지 못하고 미리 짜여진 UI를 영상으로만 본 것은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더 이상 비밀을 유지하기 힘들다애플 같이 전 세계인의 집중을 받는 업체는 보안 유지가 상당히 힘들다. 애플워치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이미 자세한 생김새나 기능, 스펙 등이 유출돼 만천하에 공개될 것은 자명하다. 일례로 업계는 아이폰6가 최근 발표된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놀랍지 않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이폰6를 둘러싼 루머들이 대체로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두께, 둥근 모서리, 모바일 결제시스템 등의 정보들을 이미 소비자들은 알고 있었다.한편 애플워치의 출시로 내년 스마트 손목시계(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300% 성장해 28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내년 스마트밴드 시장 규모가 2820만대, 베이직밴드 시장 규모가 1500만대가 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내다봤다. 대니얼 매트 캐널리스 분석가는 "애플이 작은 화면에 걸맞은 새 사용자환경을 만들어내면서, 스마트 워치는 일반 소비자가 실제로 착용하고 싶어하는 제품이 됐다"며 "애플은 매끈한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대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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