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주식을 액면분할하면 주주수 확대에 따른 주권행사 압력을 우려하는 것과 달리 초고가주 주식의 액면분할시 주가와 거래량이 상승해 결과적으로는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4일 '국내외 주식 액면분할 사례 분석을 통한 초고가주 특징 및 시사점 분석'에서 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주가 50만원 이상인 초고가주식 31개 종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이 주가 및 거래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액면분할이 주가상승 기대감과 거래량 증가 등 주식시장 유동성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분석결과 액면가 500원인 NAVER는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시 주가가 750만원으로 상장 종목 가운데 가장 가격이 높았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전체 14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형적인 초고가주의 특징으로 액면가가 높을수록 시가총액 비중은 컸으나 거래량은 저조하고 반면 액면가가 낮을수록 주가 및 거래량에서 우세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액면가가 높을수록 유동주식비율도 증가했지만 회전율은 낮았고 액면가가 낮을수록 개인투자자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회전율(246%)이 코스피시장의 회전율(117.4%)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유는 액면분할 횟수가 월등히 많아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접근성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액면분할에 소극적인 코스피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액면분할에 나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활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액면분할을 실시한 SK텔레콤과 제일기획의 경우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거래량은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제일기획도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가 또한 단기적으로 3개월간 소폭 하락했으나 이후 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를 보였다. 해외 사례에서도 액면분할의 효과는 확실했다. 미국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90%가 주식분할 후 주가 및 거래량이 호조세를 보였고, 일본도 62.5%가 주식분할 후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전 종목 모두 거래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의 시총규모 차이의 주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조사결과 애플은 주식분할을 통한 주가관리와 배당확대로 주가 및 거래량에서 삼성전자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지난 2일 기준 애플과 삼성의 시가총액은 각각 한화로 약 635조원, 175조원 규모로 애플이 삼성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거래소 측은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배당촉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초고가주에 대한 액면분할이 선제적으로 실시돼야 더욱 효과적"이라며 "일부 기업들이 주주수 확대에 따른 주권행사 압력을 우려하지만 액면분할이 주가와 거래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이로 인한 기업가치 증대도 가능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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