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이 이완구·박영선의 희비 갈랐다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손선희 기자] 19대 국회가 후반기 개원 뒤 8월 임시국회까지도 법안처리 '0'건이란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 5월 여야의 원내사령탑으로 취임해 국회를 이끌고 있는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선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원내대표를 보는 각 당의 시선과 평에는 온도차가 있다. 이 원내대표는 상대적으로 책임이 큰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임에도 당내 비판이 상대적으로 적다. 초라한 국회 성적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 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당내 강경파는 그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히려 여당이 박 원내대표를 감싼다. 국회 운영을 총괄하는 두 원내대표가 낙제점을 이처럼 상반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두 정당의 구조적 차이와 그에 따른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세월호 정국을 통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30일 "이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탁월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협력을 해주고 힘을 실어주고 있어 흐름 조절이 잘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에 대해선 "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고 (당내 상황도)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질 못하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도 이날 "지금 이 상황이 이 원내대표가 박수받거나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지만 세월호법 문제에서 확실한 입장과 그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갖고 여론전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의 조율을 통해 재량권을 갖고 당내 설득을 하고 있고 의원들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불만이 있어도 크게 비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강경파에 휘둘리는 박 원내대표와 달리 이 원내대표는 노출될 수 있는 당내 비주류의 불만을 김무성 대표가 차단해주고 있는 점도 이 원내대표의 순항 이유로 꼽히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당무와 원내 업무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반면 이 원내대표는 김 대표를 통해 당내 비주류의 불만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일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두 원내대표의 2차 합의안을 두고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쏟았지만 이 원내대표가 "직을 걸겠다"고 선언하고 김 대표가 "이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주자"고 지원하며 마무리 됐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상대적으로 이 원내대표가 순항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세월호법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법안처리가 계속 지연될 경우 책임론은 이 원내대표에게 쏠릴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김 대표는 세월호 문제와는 선을 긋고 민생행보에 주력하고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박 원내대표는 표면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세월호 정국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당 내부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내 강경파는 박 원내대표의 당 운영과 원내 운영 모두에서 제동을 걸고 있다. 친노무현계를 대표하는 문재인 의원은 단식 농성을 통해 박 원내대표가 이끌어낸 2차 합의안을 사실상 반대했고 그로 인해 세월호 정국은 더 꼬인 상태다. 한 재선 의원은 "장외투쟁 방향은 맞다. 세월호특별법이 마무리 되면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그럼에도 아직은 박 원내대표를 흔드려는 세력보다는 지원세력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한 초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자 "지금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든 열심히 하고 있고 그래도 (박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당과) 좋은 협상 결과를 가져오려면 뒤에서 의원들이 단합하고 일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래야 협상하는 (박 원내대표에게) 힘이 생길 수 있고 그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한 재선 의원도 "아직은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할 때가 아니다"라며 "(박 원내대표가)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했고 과거와 구별되는 새정치 문화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은 과도기고 비상시기"라며 "아직은 평가를 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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