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쏟아부어 경쟁사 따돌리기 전략…하반기 위기 '필사의 돌파작전'-TV 스마트폰 1위 지켜냈던 것처럼 1조 더 늘려 14조 투입-"부품사들 수혜" "폰 사업 불황, 회복 쉽지 않아" 반응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배당 대신 투자'를 선택한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특정 사업부문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해당 부문에 집중 투자해 경쟁업체를 따돌려오는 전략을 펴왔다. 가전 부문과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하던 2010년에는 완제품 부문에 투자를 늘려 시장 패러다임을 주도했다. 2009년부터 꾸준히 TV 신제품을 내놓으며 업계 1위를 차지했고, 2010년 갤럭시S를 출시해 옴니아로 허덕이던 스마트폰 사업에서 1위를 꿰찼다. 이같은 삼성의 투자 전략 덕분에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삼성전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예상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올해에는 반도체 부문에만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액을 늘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떤 라인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 예상하는 시각도 많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설투자액으로 24조원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타격을 입은 직후인 2009년 5조2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한 뒤, 이듬해인 2010년에는 21조6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쏟아부었다. 2010년 당시 디지털미디어(1조9000억원)와 통신(3000억원) 등 완제품 부문에만 2조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집행했고, 부품 부문에는 19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후 2011년 22조7000억원, 2012년 22조8000억원, 지난해 23조8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에는 사상 최고인 2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전체 투자금액의 70% 이상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역량을 집중한 2010년 이후 삼성전자는 꾸준히 반도체 부문에 많은 비중을 두고 투자해 왔다. 다만 올해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해보다 더 반도체에 무게 중심을 둔 점이다. 지난해보다도 반도체 부문에만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 투자 집행률은 46%에 달하며, 하반기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반도체 투자금액 중에서도 대부분은 메모리 부문에 투자될 계획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화성에 짓고 있는 S3라인(17라인)에서 시스템LSI사업부의 차세대 3D 핀펫(FinFET)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시스템LSI 증설은 내년으로 미루고, 기존 라인에서의 14nm-FinFET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담당임원(전무)은 "투자 증가분 대부분은 S3 라인의 D램 투자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AP 수요가 부진하면서 기존 라인 가동률이 하락한데다, D램 공급부족 상황이 겹치면서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D램 캐파(Capaㆍ생산능력)를 크게 늘릴 경우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으므로 D램 투자와 더불어 시안공장, 화성 16라인 등에도 탄력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라인에 적절히 투자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4조9000억원이 투자되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존 라인 보완과 증설에 힘쓸 계획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용 생산 라인(A3) 등에 대부분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리는 대신 투자정책과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 최근 실적컨퍼런스콜의 특징"이라며 "당분간은 V-낸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파운드리 등 부품산업에 집중 투자해 업계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협력업체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업계는 중국 시안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A3 공장과 관련해 추가 발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부품사들의 수혜를 점치고 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17라인에서 D램 생산 관련 장비발주가 나온다면 장비 수혜품목은 더욱 확대돼 장비업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스마트폰 관련 협력사들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이 회복되지 않는 한 부품기업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부품주들은 모두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큰데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출이 감소했고 단가 압박도 심해졌기 때문에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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