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팬택의 주요 채권은행들이 이동통신3사의 채무상환 2년 유예를 담은 팬택 정상화 방안 수정안에 찬성했다. 이로써 팬택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이 재가동 되게 됐다. 그러나 이제 하나의 산을 넘었을 뿐이다. 당장 이통사들의 단말기 구매재개 등을 통한 현금 확보가 시급하다. 협력사 대금 지급 등 눈앞의 급한 불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31일 팬택 채권은행들에 따르면 이날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들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이통3사의 제안을 반영한 팬택 채권재조정안에 대한 찬성 의견을 전달했다. 이통사들은 지난 24일 채권단이 요구한 180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 출자전환을 거부하는 대신 상환을 2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날 이미 수정안에 찬성 의견을 표한 3개 은행의 채권액 비중은 91%에 달한다. 채권액 기준 75% 이상인 가결 요건이 충족됐으므로 팬택의 워크아웃은 재가동된다.채권단은 지난 4일 이통3사의 1800억원 매출채권 출자전환 참여를 전제로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결의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채권단이 30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2018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이자율을 1~2%로 인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여기에는 이통3사가 1800억원의 매출 채권을 팬택에 출자전환하고, 팬택 제품에 대한 최소 구입물량을 보장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채권단의 일방적인 통보에 답변을 할 이유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팬택이 출자전환 대신 채권 상환을 유예하는 방안을 다시 제시했고, 이통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채권단 역시 이통사의 출자전환 대신 채무유예를 담은 수정안 부의에 들어갔다. 팬택의 워크아웃 재개로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이 시작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이통사와 신규물량 공급 문제를 놓고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팬택은 이통사들의 신규구매가 멈춘 지난달 이후 팬택 단말기가 20만대가량 팔린 상황을 감안, 이달 13만대 구매를 요청했으나 통신사는 구매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내용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팬택은 550곳에 달하는 협력사에 대금 지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돌아온 금액만 500억원에 달한다. 협력사들은 당장 이번 달 자금을 융통하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이에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이날 오후 SK텔레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통사들의 팬택 지원 및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방안 모색 등을 촉구한다. 홍진표 팬택 협력사 협의회 회장은 "팬택 협력사들은 31일까지로 1차 연기됐던 어음 500억원을 막지 못해 압류 등 법적 절차를 받게 됐다"며 "팬택의 워크아웃이 재개돼도 협력사들 없이는 팬택의 정상화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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