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애플·IBM, 업무용 앱 공동개발 등 파트너십 협약삼성·구글, 보안솔루션 '녹스'를 안드로이드 OS와 통합[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애플 빅뱅의 파장은 이미 스마트폰을 벗어났다. 양 회사의 전선은 웨어러블,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전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중심으로 삼성과 구글이 협력하면서 애플과 구글의 관계는 껄끄러워졌다. 반면 애플은 PC시절 앙숙이었던 IBM과 손을 잡았다. 이제 판세는 스마트폰 시장을 얼마나 장악하느냐가 아니다. 단말기와 서비스, 콘텐츠를 아우르는 플랫폼 싸움이다. 여기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삼성과 애플, 구글을 중심으로 글로벌 거인들의 합종연횡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IBM
15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지니 로메티 IBM CEO는 'iOS용 IBM 모바일퍼스트'라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모음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을 포함한 양 회사 간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을 발표했다. 양 사는 이번 제휴가 IBM의 빅데이터와 분석 기술, 애플의 세밀한 사용자 경험 강점을 결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매업, 헬스케어, 은행업, 여행, 교통, 통신 등 분야 기업 고객들을 위해 100종이 넘는 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안, 모바일기기 관리, 빅데이터 분석 등에 특화된 서비스도 개발될 예정이다. IBM은 이와 함께 애플 iOS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키로 했다. 이번 제휴로 양 사는 기업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기업 시장의 문을 더욱 세게 두드릴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구글은 개발자대회(IO)에서 삼성전자가 개발한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통합시킨다고 밝혔다. 이날 구글이 선보인 차세대 안드로이드 OS인 '안드로이드 L'은 삼성의 녹스를 적용, 스마트폰 내에 별도의 '컨테이너' 공간을 마련해 스마트 기기를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결정으로 LG전자, 레노버, HTC 등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삼성이 구글에 제공한 녹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안드로이드용 하드웨어에서 가장 앞선 삼성과 OS를 제공하는 구글이 함께 스마트폰 보안 강화에 나서게 되면 기업과 공공기관의 구매를 이끌어내기가 더 유리해질 것으로 봤다. 올 초 삼성과 구글은 양 사가 보유한 특허 기술을 공유하는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구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과 애플이 기업용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한 것은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2012년 5180만대에서 지난해 6140만대로 성장한 기업 직접구매 스마트 기기 시장은 2017년 88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11.12% 수준의 성장이다. 개인이 업무용으로 구매하는 기기까지 포함하면 2017년 총 4억1640만대가량이 예상된다. 포화된 개인용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돌파구로 기업용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글로벌 IT 업체들이 기업 시장의 구미를 당길 소프트웨어, 보안 등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등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시장에서도 합종연횡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삼성, 애플, 구글은 헬스케어 분야의 중요성을 미리 인식하고 각각 독자 플랫폼 구축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협력해 손목밴드, 신발 등의 형태로 헬스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협력 역시 강화 중이다.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거대 기업들의 동맹도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브로드컴, 델 등과 함께 사물인터넷 기기 기술표준 개발을 위해 오픈인터커넥트(OIC)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도시 전체를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로 플랫폼 선점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재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으로 가전제품을 연결해 스마트 기기로 원거리 조정을 하거나 기기와 소통을 하는 수준의 기술까지 개발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글로벌 혈투의 전선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독자적인 전쟁이 불가능해졌다"며 "나에게 유리하다면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될 수 있는 복잡다단한 관계에서 누가 유리한 진용을 갖추느냐가 생존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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