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복마전' 된 어린이들의 꿈동산

경찰, 서울시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재조성 공사 관련 수사 착수....비리 및 직권 남용 등 혐의...안전문제·하자 지적에 관리 부실·지체보상금 미부과 등 문제점 산더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재조성 공사 조감도.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이 '복마전'으로 전락했다. 200억원대 놀이기구 교체공사가 부실ㆍ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재조성 공사와 관련해 비리 의혹이 있다는 제보를 접수,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공사 입찰 및 진행 과정에서 일부 서울시 공사 관계자들이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금품ㆍ향응을 접대받았는지 등 비리 여부를, 동작경찰서는 공사 입찰에서 최초 D컨소시엄이 1순위로 업체로 선정됐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S컨소시엄으로 변경된 과정에서 직권 남용 등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이와 관련, 시는 2011년 12월부터 사업비 211억6800만원을 투입해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재조성 공사를 진행해왔다. 2012년 7월부터 놀이동산을 폐쇄하고 놀이기구 9개와 부대건물 2개 동을 없애고 10개의 새 놀이기구와 건물 3개 동을 짓고 있다. 완공 및 개장 시기도 계속 지연되고 있어 문 열기만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은 당초 기한을 4개월 이상 넘겨 만 2년째 폐쇄중이다. 아직 언제 개장할 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시는 2011년 말 사업 착공 때만해도 2013년 12월 준공 후 올해 3월에 개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말 시공사 측이 올해 4월30일까지 준공시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수용했다. 시공사 측은 납품 소요기간(441일)을 감안하지 않은 계약(365일)으로 절대 소요 기간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했고, 일부에선 이에 대해 "석연치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시는 이를 묵인했다. 이밖에 현재 시설관리공단-운영위탁업체가 연간 임대료 인상 및 개장 지연ㆍ성수기 영업 중단으로 인한 손실 보전 여부 등을 둘러 싸고 갈등을 빚고 있어 이른 시일 내 개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실ㆍ하자 등에 따른 안전 문제도 관심사다. 시는 일단 지난 5월 중순 놀이시설에 대한 준공 검사를 내줬다. 그러나 일각에서 설계ㆍ시공상 잘못으로 안전성 문제ㆍ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추가로 안전 확보 시뮬레이션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도 있고 해서 최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용역을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이르면 이번 주 내 시설관리공단 측에 시설물 인수 인계할 계획이며, 영업 허가 등을 거쳐 운영 재개 일자가 정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준공 허가가 이미 난 상태에서 안전성 검사를 하는 등 비상식적 절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를 시공업체 측에 부담시키지 못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시공사 측이 계약서상 1년이라는 공사 기한을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원칙대로라면 30여억원의 지체보상금을 받아 개장 지연에 따른 운영 위탁 업체 손실 보상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는 동부공원녹지사업소 측의 계약 과실 등 '귀책 사유'로 인해 지체보상금을 물리지 못했고, 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다 경찰 수사 착수로 중단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시공사 측이 제시한 공기 연장 사유가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계약 관리를 잘못한 사업소 측의 과실이 있을 수 있다"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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