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 누리 알-말리키 총리 간접비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라크 시아파 최고 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이라크에 새 정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내분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 대해서도 간접 비난했다.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때문에 내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아파 종교 지도자가 시아파 정부를 비난한 셈이어서 향후 이라크 사태에 어떤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알리 알-시스타니가 모든 이라크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새로운 정부 구성을 촉구하며 누리 알-말리키 총리를 압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알-시스타니의 대변인인 아흐메드 알-사피를 통해 공개된 성명에서 알-시스타니는 "새 정부는 모든 이라크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알-시스타니는 성명에서 직접적으로 알-말리키 총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알-말리키 총리와 수니파 주도의 이라크 정부를 간접 비난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알-시스타니는 이라크의 지도자들은 대화해야 하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말리키 총리의 정책이 수니파를 충분히 포용하지 못 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알-시스타니는 다양한 정치 집단이 포함된 유능한 정부를 재빨리 구성해야 한다며 전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새 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알-시스타니는 수니파 급진 세력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는 너무 늦기 전에 ISIL과 시리아 세력을 이라크에서 쫓아내야 한다며 이라크인들이 정부군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수니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그의 이번 주장이 향후 이라크 사태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특히 이라크 내분의 원인이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탄압하는 알-말리키 총리의 시아파 중심 정책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은 현재 알-말리키 총리 정부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계속 신뢰하느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날 이라크 정부군 지원을 위해 최대 300명의 군사 자문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이라크 지도자를 선택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앞서 시아파와 수니파가 함께 하는 이라크 연정 구성을 언급한 바 있다. 또 미국이 알-말리키 총리를 배제한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알-말리키 총리의 정적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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