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가스 동맹을 맺은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 신용평가사도 설립키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디스·스탠더드앤푸어스(S&P)·피치의 3대 신평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대항해 독자 시장을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합작 신평사가 초기에는 아시아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러시아와 중국의 투자 프로젝트를 평가할 것"이며 "이후에는 서서히 다른 지역 투자자들도 끌어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 신평사 설립과 관련한 세부 일정이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신평사인 다궁과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기관들이 합작 신평사 설립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향후 다른 브릭스 국가들의 참여로까지 이어질 지도 주목거리다. 브릭스 국가들은 브릭스 은행은 물론 브릭스 신평사 설립에 대해서도 고민해왔다. 브릭스 국가들은 무디스 등 3대 신평사가 선진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이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왔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의 이같은 불만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위퍼 파트너는 "서방의 제재 조치 때문에 서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러시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는 신용등급 강등 문제로 S&P와 충돌한 바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지 채 2개월이 되지 않은 지난 4월 S&P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등급 하향조정해 투자 적격 등급 중 최하 등급으로 낮췄고 이에 러시아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는 등급 강등이라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해 30년간 4000억달러 규모의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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