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1차 실태조사 마무리…7월에 과태료 처분할 것'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개인정보 관리 태세에 여전히 '구멍'이 많아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의 처리 미숙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이통사들을 더욱 강력히 단속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이통사에 가입해 휴대폰을 구입할 때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가입신청 철회 시 서류를 돌려주지 않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한 예로 지난 5월23일 평소 눈여겨 보던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번호이동을 신청하려 한 A씨는 심사숙고 끝에 생각을 접었다. 온라인으로 가입신청을 하려 했더니 주민등록증을 컬러로 스캔해 보낼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가입 신청 절차에서는 고객의 신분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는 위법행위다. A씨는 "통신사도 아닌 대리점에 내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는데다 제대로 파기한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또 B씨는 휴대폰을 교체하려 했지만 개통한 단말기에 이상이 있어 결국 10여일 만에 개통을 철회했다. 그러나 해당 판매점에서는 가입신청을 위해 작성한 서류 원본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 서류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안 B씨는 판매점에 반환을 요구한 뒤에야 받을 수 있었다. 대리점이 규정에 없는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 통신사로 '가족결합' 할인을 신청하려 한 C씨는 "처음에 이통사 대리점에 문의했더니 주말에는 휴무라 불가능하고 접수 시 본인확인을 위해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번호 전부를 다 요구했다"면서 "은행에서도 신분을 확인할 때 주민번호 뒷자리를 요구하지 않기에 의심스러워 이통사 콜센터로 전화한 결과 주말에도 신청이 가능하고 주민번호 뒷자리도 필요없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유통점에서 개인정보 관리 지침을 잘 모르거나, 편의를 위해 개인정보 서류를 보관하는 경우가 있어 발생하는 일"이라면서 "본사에서 적극적으로 계도하고 있지만 본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판매점까지는 관리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개인정보가 담긴 가입신청서의 사본을 보관해 마케팅에 이용하거나 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올해 초에는 이통사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는 초유의 사건도 일어난 만큼, 이통사와 정부가 더욱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방통위는 지난 3월 6만여개에 이르는 전국 이통사 영업망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관리 실태조사에 나서 지난달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 3회 적발 시 최대 3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올해 하반기에 2차 조사가 이뤄질 계획이다.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 관계자는 "현재 법령검토가 끝났고 사업자 대상으로 처분근거와 내용을 사전통지해 7월에 의결할 예정"이라면서 "영업점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징금 액수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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