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이하 모토로라)가 1년만에 미국내 스마트폰 제조를 포기했다.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판매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미국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호소하며 시작된 해외이전 제조업의 유턴이 쉽지 않은 일임을 시사하고 있다.
텍사스에 위치한 모토로라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스마트폰을 조립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올해 중으로 텍사스 북부 포트워스 외곽에 있는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은 브라질과 중국 공장에서 만들기로 했다.작년 9월 가동에 들어간 이 시설은 미국 최초의 스마트폰 조립 공장으로, 모토로라의 최고가 제품인 '모토 엑스'를 생산하며 해외이전 제조업의 유턴 사례로 큰 관심을 받았다. 공장 운영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전자제품 주문생산 기업 플렉스트로닉스가 맡았다.공장 개설 당시 책임자였던 드니스 우드사이드는 "미국에서 제조된 제품은 비싸다는 통념에 도전하겠다"며 자신있어했다. 고용인력도 적지 않았다. 한때 3800명이 이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공장의 현재 근로자 수는 700명에 그친다. 결정타는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인 모토X의 판매 부진이었다. 올해 1분기 모토X의 판매량은 90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애플은 아이폰5S를 2600만대나 팔았다. 소비자들은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에는 관심이 없었던 셈이다.릭 오스텔로 모토로라 사장도 "북미 시장은 너무나 경쟁이 치열하다"며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모토로라측은 텍사스 공장의 직원 700명의 고용 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이번 텍사스 공장 폐쇄 결정은 구글이 모토로라를 중국 레노버에 매각키로 한 것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구글은 모토로라를 2012년 124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이를 29억1000만 달러에 레노버에 매각하기로 올해 초 계약했다. 매각 절차는 올해 내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오스텔로 사장은 "텍사스 공장 폐쇄는 레노버의 인수와는 별개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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