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전남)=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부처님 오신날인 6일 전남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신자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기도를 함께 드렸다. 방파제에는 실종자 가족들과 방문객들이 적인 메시지가 담긴 노란 리본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이곳에서 종교를 뛰어넘는 추모 기도회가 열리는 중이다. 이날 대한불교조계종은 법당을 꾸리고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법회를 열었다. 법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불교 뿐 아니라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종교인들은 이곳에서 사고발생 후 2~3주 동안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안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서울에서 목회활동 중인 박길수 목사(48)는 전날 밤 진도를 재차 방문했다. 그는 이날 오후 "빼앗긴 나의 자녀를 어찌할지...."라며 팽목항 방파제에서 중저음의 목소리로 애절한 노래를 불렀다. 박 목사는 "지난주 수요일에 이곳을 찾았는데, 실종자 부모들이 배를 띄우라고 항의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한 애끓는 심정을 노래로 표현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옆에는 스님이 한 분 서서 노래를 청취하고 있었다. 눈물을 훔치는 아저씨도 보였다. 방파제에서 부스를 갖추고 이날 모임을 가진 진도군 교회연합회 신도들은 "잠수사 안전을 보살피시고,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이라고 기도했다. 원불교 신자들 역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불공을 드리고 있다. 석가탄신일이기도 한 이날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종교계는 모두 희생자, 실종자를 기리는 마음은 동일했다. 전남 여수에서 7살, 11살 난 딸과 팽목항 찾은 강윤옥(42)·임상옥(41) 부부는 가족 모두 바다를 한참 바라보며 발길을 떼지 못하고 노란 리본에 적힌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읽어 나갔다. 강씨는 "어른들 잘못으로 아이들이 이렇게 된 것 같아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이번 사고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너무 높아진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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