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흙 한줌', 수십년전 월드컵 나라 '브라질로 떠난 사람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브라질 월드컵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브라질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다채로운 브라질 문화와 한국의 이민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주한브라질문화원이 29일부터 6월 15일(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1층 전시실)에서 진행하는 ‘브라질 속의 한국인(Coreanos no Brasil) 특별전’이다.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브라질과 한국의 수교 55주년, 한국인의 브라질 이민 51주년을 기념,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공식이민이었던 브라질 이민의 역사와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공식이민국이 브라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으나 한국현대 이민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한국의 브라질 이민사는 일제 강점기에서 시작된다. 브라질 이민은 일제시대 일본인과 함께 이주했거나 해방 이후 이주한 사람, 6·25전쟁 후 건네간 반공포로 등 일찍부터 이뤄졌다.

브라질 이민자 김진탁씨가 가져간 고향 평양의 흙. 김재수 소장.

이번 특별전은 1963년 브라질에 도착한 이민자 중의 한 사람인 백옥빈(白玉彬, 91세) 여사가 이민 출발부터 최근까지 써 온 일기의 내용을 스토리텔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시에는 1962년 보건사회부 브라질이민 계획서 및 브라질 정부의 이민 허가서 등 외교문서를 포함한 공문서와 각종 이민사 사진자료 등이 등장한다.

1963년 브라질 이민을 실시한 백옥빈씨의 일기. 백옥빈 소장.

선상 적도제. 국가기록원 소장.

또한 6·25전쟁 당시 평양을 떠나면서 가지고 간 고향의 흙 한줌,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받은 바지 등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의 애장품이 소개된다.이번 특별전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브라질 이민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항해 등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공문서, 당시의 각종 언론보도 기사, 기록사진과 영상, 이민자들이 가지고 갔던 애장품 등이 전시된다.제2부는 초기 농업이민 시기의 한국인 이민자들의 꿈과 좌절을 담았다.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농이민은 실패로 끝나고, 도시인 상파울루로 이주하여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까지의 이민자들의 여정을 그렸다.제3부는 상파울루 봉헤찌로 거리를 중심으로 여성 의류업계에 진출해 뛰어난 손재간과 성실함으로 성공 신화를 이룬 한인사회의 모습을 다룬다. 한인들은 의류업 이외의 다양한 방면으로도 진출해 브라질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삼바축제에서 한국과 한국문화를 주제로 퍼레이드를 펼쳤던 모습도 볼 수 있다.이번 특별전의 부대 문화행사로 에드문도 수쑤무 후지따 주한브라질대사의 특강(6월 10일 오후 4시)을 비롯해 강연과 공연, 브라질 영화 상영 등이 5월 중순 이후부터 함께 진행된다.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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