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4일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7억원 규모의 흡연피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기관이 흡연피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보공단은 이날 오전 9시 흡연으로 인한 암환자에게 지급된 건강보험료 537억원을 국ㆍ내외 담배회사들이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손배소 소장을 전자메일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소송을 맡은 정미화 변호사는 이날 마포구 건보공단 본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알린 뒤 "개인소송에서 인정된 특이 질병에 대해 의료기록을 진료비를 산출한 것"이라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론 진행 과정에서 연간 1조7000억원으로 확대할 수 도 있다"고 전했다. 소송 대상은 한국담배협회 소속 4개 담배회사 가운데 KT&G와 브리티시아메리카타바코코리아(BAT코리아), 필립모리스코리아 등 3개사다. 재팬타바코코리아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적어 제외됐다. 소송 규모는 건보공단이 지난 19년간 국민들의 건강진료기록인 이른바 '빅데이터'를 근거로 산출됐다. 흡연과 질병의 인관관계가 높은 3개 암(소세포폐암과 편평상피세포후두암, 편평상피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이들에게 지급된 건강보험료를 계산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건보공단의 내부 변호사인 안선영ㆍ임현정ㆍ전성주 변호사와 법무법인 남산이 맡는다. 건보공단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1일까지 법률대리인 선정 공고를 통해 접수받은 4개의 법무법인 가운데 남산을 최종 선택한 것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흡연은 청소년과 여성들에게 심각한 폐해를 끼치기 때문에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흡연폐해 연구 결과와 국내외 전문가 자문, 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담배회사들의 위법행위를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건보공단은 지난 1월24일 이사회에서 담배소송을 진행키로 의결하고, 지난 석달여간 이번 소송을 준비했다. 당초 올해 초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었지만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만류하면서 늦어졌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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