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의 서울패션위크가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개관과 동시에 열린 14주년째 2014 춘계(F/W) 서울패션위크였다. 서울시는 뉴욕, 파리, 런던, 밀라노에 이은 세계 5대 패션위크로를 목표로 매년 서울에서 3월과 10월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선 총 81회의 패션쇼가 진행됐다. 이상봉, 장광효, 지춘희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한 국내 최대의 컬렉션이었다. 차세대 한국 패션을 이끌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도 있었다. 또한 옷에서 패션잡화까지 국내외 패션 브랜드 48개가 참가하여 바이어들과 패션업체간의 수주를 위한 행사도 겸했다. 덕분에 수많은 인파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메웠다. 패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별에서 온 그대'로 인한 중국에서의 한류 열풍이 넓은 중국을 들썩이게 한단다. 그 열풍이 경제적 이익으로까지 바로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문화적 자부심을 넘어 더 큰 매력으로 다가 온다. 그러나 왠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챙긴다"는 말처럼 그 수고는 우리가 하는데 주머니는 엉뚱한 사람들이 채우는 듯하다. 전지현이 드라마 속에서 착용한 옷과 신발을 비롯해 립스틱, 머리띠 등의 판매가 중국에서 급증하는 특수를 누렸다. 중국을 휩쓸고 있는 '한류' 바람을 '세계 명품업계'는 중국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드라마 속 김수현이 자주 메고 등장한 샘소나이트의 백팩은 지난달 매출이 1년 전보다 3배 늘었고 '김수현 가방'을 달라고 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했다. 샘소나이트는 '김수현 효과'로 아시아에서 올해 전체 백팩 매출이 지난해 두 배 수준인 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명품업계는 한국이 아시아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한 옷들은 한국에서 역시 '완판'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 옷들은 일반 서민은 생각할 수 없이 비싼 것들이다. 전지현이 입은 야상(野戰上衣의 준말)은 이탈리아 브랜드인 미스터 앤 미세스 퍼(MR & MRS FURS) 제품으로 700만원대, 전지현이 두른 에르메스(프랑스)의 그린색 롱케이프는 900만원대, 민트 색상 트렌치코트는 버버리 프로섬(영국) 제품으로 850만원대, 루이뷔통(프랑스)의 노란색 홈웨어는 200만원대다. 김수현이 드라마에서 입은 톰브라운(미국)의 더블코트의 가격도 4백만원대라고 했다.(아경 임혜선 기자 2014.02.09.) 비교도 안될 싼 값의 우리 옷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 '세계 명품'들이었다.오랜 역사동안 중국 것을 흠모하던 우리문화가 그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없이 배부르다. 거기다 높아진 드라마 열기나, 배우들의 몸값도 나라를 살찌게 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서울패션위크의 수많은 인파가 증명하듯 패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당차게 세계 5위의 패션위크를 꿈꾸고 있는 우리의 것 대신 '세계 명품'들이 큰 재미를 보았다. 재주는 우리가 넘고 돈은 세계명품업계가 쓸어가는 현실이, 언제까지 그래야 하는지 참 안타깝다.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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