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공개, 샐러리맨 신화부터 오너에 대한 비난까지

삼성 샐러리맨 신화, LG 오너가 전문경영인 보다 보수 낮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연봉 5억 이상 주요 임원들의 보수가 낱낱이 공개되자마자 시장에 큰 반향을 주고 있다. 성과에 대한 아낌없는 보상이 주어져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에 대해서는 부러움과 감탄사가 이어졌고 실적 대비 너무 많은 보수를 받아가거나 심지어 옥중에서도 보수는 챙겨간 오너들에 대한 비난도 일었다. 전문경영인보다 보수를 적게 받은 오너도 있었다. 똑같이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엄중한 실적 평가를 위한 잣대를 들이댄 덕분이다. ◇"역시" 성과에 보상, 샐러리맨 신화를 쓰다=역시 삼성이었다. 성과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을 단행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거머쥔 신종균 사장에게 10개월 동안 62억1300만원을 보수로 집행했다. 신 사장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기 전 받은 보수를 더할 경우 삼성그룹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권오현 부회장은 1년간의 총 보수가 67억7300만원에 달했다. 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도 10개월 동안 50억89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부회장, 윤 사장, 신 사장 모두 샐러리맨 신화를 이뤘다. 모두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권 부회장은 D램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 받으며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랐다. 윤 사장은 울릉도 출신으로 어려운 고교 시절을 이겨내고 전문엔지니어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윤 사장은 8년간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 사장 역시 중소기업 맥슨전자를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헉!" 옥중 경영 보수가 무려 300억원=재계 인사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등기임원으로 있던 SK 4개 계열사로부터 300억원대의 보수를 받았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22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SK하이닉스를 경영한 전문경영인 박성욱 사장은 6억9800만원의 보수를 받아 대비된다. 오너라는 이유만으로 전문경영인의 3배에 달하는 보수를 챙긴 것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30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지만 200억원은 반납해 10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LG 구본준 부회장, 전문경영인 보다 보수 적어=LG의 경우 전문경영인이 오너 일가인 구본준 부회장 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연봉 순위가 그룹내 실적 순위와도 흡사해 "CEO들의 모든 평가를 시장선도 순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던 구본무 회장의 인사 철학이 연봉순으로도 나타난 셈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억7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구 부회장이 받은 보수는 타 계열사의 전문경영인 보다 적다. 오너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보수가 더 많을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똑같은 평가 잣대를 놓고 엄중하게 경영실적을 평가해 보수를 집행한 결과다. LG그룹 전문경영인 상당수가 구 부회장 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이 16억700만원,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15억4400만원을 받았다. (주)LG를 맡고 있는 조준호 사장은 14억6700만원, LG화학김반석 부회장은 13억3300만원, 박진수 사장은13억600만원을 받았다.◇"이상하네?" 공개된 연봉, 주총 승인금액보다 적어=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국내 주요 기업 총수, 전문경영인들의 보수 내역이 공개됐지만 아직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금액 대비 사업보고서에서 공개된 연봉 액수가 적었다. 실제로 집행은 했지만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보수가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차이는 퇴직 충당금, 상여금의 정산 방법 등에 따라 달라진다. 주총에서 승인한 이사진의 보수 집행 총액에는 퇴직 충당금과 이미 퇴직한 사내외 이사에 대한 보수 및 상여금 등이 들어있다. 공개된 연봉에선 향후 퇴직금 지급을 위해 쌓아놓은 퇴직 충당금은 공개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실제 집행한 보수 총액이 공개된 연봉을 넘어서는 일이 발생한다. 재계 관계자는 "사내 이사들에 대한 보수 공개는 자본시장법에 의거한 것으로 실제 이사진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주총 승인 금액 및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보수 총액의 경우 상법에 의거하고 있어 기준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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