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은행 고객맞이 분주
▲ 한국투자증권 서울 종각지점이 17일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 첫날을 맞아 '지점 1호 가입고객 기념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 1호 가입자 이유경씨,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사진 : 금투협 제공)
[아시아경제 오종탁, 박준용, 최서연 기자]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첫 출시된 17일 오전 각 증권사, 은행 창구에는 해당 상품에 가입하려는 직장인들이 몰려들었다. 출시를 손꼽아 기다려 온 가입 대상자들은 영업점을 찾아 상담하거나 문의전화를 하며 얼마나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HMC투자증권 영업점에는 업무 시작과 함께 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전 9시15분께 각 창구에는 고객들이 이미 가득 차 있었다. 기다리는 고객들도 있었다. HMC투자증권에서 '트러스톤 제갈공명 소득공제 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에 가입한 한모(남ㆍ34)씨는 "얼마 전 휴직으로 연봉이 5000만원이 안 돼 운 좋게 가입 조건을 맞췄다. 무조건 가입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최대한도인 50만원씩, 10년 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봤자 이자가 3%도 안 붙는데 소장펀드 투자가 훨씬 더 이득이 크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있는 우리은행 영업점도 분주했다. 우리은행 여의도중앙금융센터는 이날 고객들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해 사전에 직원교육을 실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창구 담당 이혜영 과장은 "고객들이 가입 자격, 투자 기간, 혜택 등에 대해 활발히 물어오고 있다"며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 가입자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관계자는 "소장펀드 출시 전부터 고객들이 소득공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등에 관심을 보였다"며 "문의 후 소장펀드에 가입하겠다고 약속한 고객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인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 본격적으로 가입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한시판매 상품이 아니고 가입 기한도 널널하니 오후쯤 돼야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종각역 금융센터 관계자도 "아직까지는 가입이 뜸하지만 추후에 홍보가 된다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점 1호 가입고객 기념행사'를 연 한국투자증권 종각지점 관계자는 "비과세만 되던 재형상품과 달리 소득공제가 된다는 점이 고객을 유인할 요소가 충분히 된다"고 강조했다. 소장펀드 가입은 올해 3월17일부터 2015년 12월31일까지 가능하다. 가입 기간은 최소 5년에서 최장 10년까지다.앞서 재형저축ㆍ재형펀드의 흥행 실패로 침체에 빠진 금융투자업계는 소장펀드가 5년 이상 거래할 거래할 장기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만큼 조금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자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상품 출시와 동시에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우선 업계는 공동으로 재원을 마련해 소장펀드 상품들을 알리기 위한 광고를 만들 예정이다. 이 밖에 투자자들에게 소장펀드에 대해 교육하는 등의 홍보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소장펀드 가입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적지 않다. 신한금융투자는 가입자들에게 문화상품권,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갖고 싶다 소장펀드' 이벤트를 6월말까지 진행한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창립기념일인 오는 5월12일까지 소장펀드 가입 예약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한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 은행들이 전사적으로 소장펀드 판매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판매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소장펀드 가입 시 모(母)펀드의 과거 수익률을 따져보는 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장펀드도 일반 투자상품이니 당연히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다"며 "모펀드에 엎어서 같이 가는 자(子)펀드 형태라 모펀드의 과거 수익률을 봐야하고 투자 대상도 배당주, 가치주 등으로 다양하므로 본인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연구원은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소장펀드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금융상품이라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간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 등의 가입 요건을 완화하면 수요가 더 확대돼 서민층을 위한 대표 펀드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박준용 기자 juneff@asiae.co.kr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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