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이달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지분 처리 여부에 따라 변수가 많아 골머리다. 그룹으로서는 금호산업을 살리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아시아나항공의 임시방편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위협받는 칼날로 돌변할 수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1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이번 주 내 아시아나 항공,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상장 계열사들의 주총 소집 결의를 공고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각 계열사들은 최근 3년간 3월9~14일내 주총소집결의와 추종소집공고를 공시해왔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다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13.2%가 문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해 상반기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의 기업어음(CP) 790억원을 출자전환한 바 있다. 이로써 두 회사가 상대방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면서 상호출자 관계가 됐다. 이에 따른 지주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피하려면 아시아나항공은 주총 전까지 금호산업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달 주총일자 확정 전까지는 아시아나가 보유한 금호산업의 지분 중 최소 3.2%를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처리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주총에서 최대 주주의 지위를 갖게 된다. 금호석화의 수장은 박삼구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였던 박찬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주총에서 최대 주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금호산업의 주식을 시장에 매각(블록딜 포함)에 내놓거나 계열사에 넘겨야 한다. 다만 시장에 내놓을 경우 손해가 막심하다. 금호산업의 현 주가는 1만4000원대로 매입가(1만8700원)보다 현저히 낮다. 블록딜의 경우 통상 시장가보다 낮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손실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시장에서 유통되는 금호산업의 주식이 전체의 8%(256만주)에 불과해 매각으로 인한 가격하락 부담도 크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내부적으로 3월27일을 주총일로 잡고 관련 준비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의 주총이 연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지분 매각은 진행 중이며 주총은 예정대로 이달 말께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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