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병충해 방제 도움 안 되니 하지 마세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잡풀이나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화재를 낸 후 불을 끄려다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소방방재청은 병충해 방재에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천적을 죽여 부작용이 생기므로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26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1시 광주 광산구 삼도동의 한 야산에서 불을 끄던 80대 할머니가 숨졌다. 불은 인근 논두렁과 야산 일부를 태우고 40여분 만에 진화됐다. 지난 23일에도 전남 화순 동북면, 고흥군 과역면과 대전 동구 가오동의 야산에서 불을 끄던 90대, 80대 할머니와 70대 할아버지가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의 화재원인 조사 결과 이들은 잡풀이나 논·밭두렁을 소각하다가 불이 옮겨 붙어 화재가 나자 서둘러 불을 끄려다 일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이처럼 날씨가 따뜻해지고 건조해지는 요즘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산림이 훼손되거나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전국의 임야에서 발생한 화재(산불·들불)는 2334건으로, 13명이 죽고 65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논·밭두렁 소각으로 인한 화재는 465건(19.9%)이었다. 특히 사망자 7명(53.8%), 부상자 14명(21.5%) 등 인명 사상률이 높았다. 올해엔 1월 한달간 337건의 산불·들불이 나 사망자 2명, 부상자 3명이 발생했다. 이중 논·밭두렁 소각 때문인 것은 45건(13.4%)이었다. 특히 농사철이 시작되는 시기인 최근 들어 23~24일 이틀간 논밭두렁 태우기로 사망자가 4명이 발생하는 등 빈번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방재청은 이 시기에 발생한 산불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때여서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어 산 밑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산 밑에서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을 낼 경우 과태료 또는 형사 처벌까지 밭을 수 있다. 또 논·밭두렁 소각이 병충해 방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농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1960년~1970년대엔 애멸구와 끝동매미충을 박멸하는 좋은 수단이었지만, 현재는 품종 개량으로 이런 병해충이 발생한다 해도 농작물에는 별 피해가 없다는 것. 오히려 거미 등 해충의 천적을 죽이는 부작용이 생겨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소방방재청의 설명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병해충 방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논?밭두렁 태우기를 금지해야 하며 불길이 크게 번질 경우에는 119에 바로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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