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분기 연속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고'지방정부 부실·과잉생산 때문에 올해 더 늘듯[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가 14일 웹사이트에 지난해 4분기 주요 상업은행 감독 보고서를 공개했다. 중국 은행들의 부실 대출 자산 증가가 지속돼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은감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 자산은 9개 분기 연속 증가하며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4분기 연체 대출은 285억위안 증가했으며 누적 연체 대출은 5921억위안(약 103조7418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실 대출 규모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더러스가 붕괴됐던 2008년 3분기의 1조2650억위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실 대출 규모가 중국 정부의 농업은행 살리기 조치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10월 부실화된 농업은행에 8000억위안을 투입했다. 이 때문에 2008년 4분기 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는 전 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603억위안으로 급감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대출 자산에서 부실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은행 부실채권 총계[출처: 블룸버그]
문제는 올해도 중국 은행의 부실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방정부가 상당한 부채에 노출돼 있고 제조업체들도 과잉 생산에 직면해 있다며 올해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이퉁 증권은 비금융권 기업의 채무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50% 이상으로 늘 수 있다고 경고하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지적했다. 2012년 기준 비금융권 기업의 대출 규모는 GDP의 139% 수준이었다. 중국 교통은행의 리안 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이 1.2%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5년간 중국 은행들이 늘린 자산 규모가 89조위안이라며 이는 미 은행 전체 자산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 상업은행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14조6000억위안이다. 특히 블룸버그 최근 늘어난 중국 은행 자산이 대부분 대출 자산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 은행권의 부실 자산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긴 하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하면 크게 준 것이다. 중국 은행들은 1990년대 정부 지시로 대규모 대출에 나선 후 부실화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4년만 해도 중국 은행들의 부실 대출 자산 규모는 2조위안을 웃돌았다. 이에 중국 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은행 파산을 막기 위해 부실대출을 근절시키는가 하면 대규모 자본 투자에 나섰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정부가 은행권에 투입한 자금 규모는 6500억달러(약 690조원)가 넘는다. 지난해 중국 은행의 순이익은 1조4000억위안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증가율은 2012년 19%에 비해 둔화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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