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올빼미' 졸업…가맹점주 '매출 없는 밤샘 안해도 돼' 반색

모레부터 24시간 의무영업 해제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매출 걱정에 날밤 새워 일했던 걸 생각하면 이제는 좀 편해지려나 싶어요."오는 14일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편의점업계를 둘러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24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영업하도록 하는 규정이 완화되면서 업태가 변질된다는 우려도 있어 찬반 논란에 불을 지폈었다. 하지만 점주들은 이번 변화를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계약논리를 떠나 점주의 실질적인 권익 향상을 위한 마땅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대학가에서 GS25를 운영하는 김미영(45ㆍ가명)씨는 "점포가 유흥가가 아니라면 야간 매출이 거의 안나온다"면서 "인건비와 전기료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당장 심야영업을 안하면 본사에서 전기료 50% 부담 혜택을 없앤다는 얘기가 돌아 걱정하는 점주들도 있다"며 "우리 가게는 다행히 적자는 아니어서 종전대로 24시간 운영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 개정안에는 심야시간대 영업 강제금지 외에 가맹 계약 시 예상 매출액 서면 공지, 점포환경 개선 요구 허용사유 및 비용부담 비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프랜차이즈업체의 불공정한 영업행위를 규제하고 가맹점주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김씨를 비롯한 다수의 점주들은 예상 매출액 서면 공지에 대한 항목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CU 점주 박동완(51ㆍ가명)씨는 "재작년에 추가 점포를 냈다가 1년도 안 돼 적자로 문을 닫았었다"며 "정확한 통계 없이 목이 좋아 장사가 잘 될 거라는 본사 영업사원 말만 믿은 게 화근이었다"고 토로했다.그는 "정작 내 월급도 안나올 정도로 장사가 안 되는데 가게는 24시간 돌려야 하니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밤새 일한 적도 있다"며 "계약했으니까 알아서 장사를 계속하라는 게 억지나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본사가 일정 범위의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맺은 가맹 계약이 본인에게 큰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액 손해를 감수하고 점포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박씨의 말이다.그간 점주들을 서운하게 한 점은 또 있다. 24시간 운영이라는 편의점 특성상 소비자들의 민원 해결 장소로 자주 이용되기 때문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점주는 "혼자 가게를 지키다 보면 여기가 편의점인지 파출소인지 분간이 안 될 때가 있다"며 "편의점은 24시간 물건을 파는 곳인데도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거나 주저앉는 취객 때문에 힘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참에 편의점을 대하는 문화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점주들과 달리 편의점을 운영하는 기업 측의 입장은 변화에 대해 담담한 입장을 취했다. 심야영업 자율 시행에 대해서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편의점협회 관계자는 "심야영업 강제 금지 항목에는 6개월 이상 영업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 한한다는 조건이 있는데다 심야영업이 편의점의 경쟁력이라는 데 점주들이 동의하는 한 큰 변화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이번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올 초부터 신가맹형태 시스템을 도입, 심야영업 자율화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있다. 신가맹 형태의 경우 심야시간 적자 점포를 대상으로 하는 개정된 가맹사업법에 따라 아예 가맹시스템 자체를 18시간 운영을 기본 조건으로 변경, 점주가 심야 운영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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