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의 '특허동맹'에 구글·에릭슨에 이어 시스코가 합류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력 소모가 심한 '특허 전쟁'을 미리 방지하는 측면 외에도 '비(非) 애플 연합'이 몸집을 키우면서 삼성전자와 2차 특허 소송을 앞두고 있는 애플에 대한 '옥죄기'가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굵직한 IT 업체들이 속속 동맹에 발을 들이면서 현재 삼성전자와 소송을 진행 중인 크고 작은 모바일·반도체 업체들의 추가 합류 여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소프트뷰, US 이터넷 이노베이션, 플렛월드 인터렉티브, 골든브릿지 테크놀로지, 우시지마 등과 소송을 시작했다. 인터넷 콘텐츠 확장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사용자환경(UI), 통신표준특허, 전력 효율 작동 시스템 관련 크고 작은 이슈가 소송의 원인이 됐다. 이 밖에도 2008년 아펠딤 코퍼레이션, 피터스 그룹 월드와이드, 2009년 CCP 시스템 AG 등과도 소송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올 들어 특허 협력에 나선 업체 가운데서도 구글과 시스코는 소송 없는 '평화적 협력'으로 손을 맞잡았지만, 에릭슨은 진행 중이던 특허 소송을 중단하고 기존에 체결한 특허 상호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연장한 경우다. 업계는 따라서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업체들과의 극적 화해와 동맹관계 형성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릭슨은 2001년 12월 처음으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2007년 7월 2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3차 계약 연장 협상 중 특허 사용료 등을 놓고 분쟁을 겪다가 2012년 11월 에릭슨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을 겪었다. 삼성전자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에릭슨을 제소하며 맞대응했다. 그러나 양측은 소송이 시작된 지 1년2개월 만에 합의에 이르러 결국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했다.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깔려있지만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 채 돈과 시간을 들여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기보다, 이쪽의 특허 관련 우려는 접어둔 채 그 에너지를 제품 개발 등 발전적인 곳에 사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무엇보다 비 애플 진영 간 연합을 통해 애플에 긴장감을 심어주면서 상생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는 화해다. 또한 이들은 동맹을 통해 애플뿐만 아니라 의도적 '소송꾼'인 NPE(Non-Practicing Entity)의 공격에도 보다 다각적 방향에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특허동맹 관계를 구축한 주요기업은 구글과 에릭슨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램버스, 노키아, IBM, 도시바 등으로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IT 업체들을 포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특허협력이 각 사의 잠재적 성장을 담보할 뿐만 아니라 그간 무차별적 소송 공세를 이어온 애플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동맹의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봤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