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휴가? 그냥 사표 내'‥현명한 직장맘의 대응은?

직장맘을 위한 법제도 해설 첫번째 - 출산전후휴가 제도 활용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내 한 직장어린이집.

#. 출산을 앞둔 직장맘 A씨는 회사로부터 황당한 일을 당했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산 휴가를 가겠다고 회사에 통보했고, 회사도 마치 보내줄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오늘 사직서를 쓰라고 하는 것이다. 아침이면 밥상 차리랴, 아이들 챙겨랴. 서둘러 출근하면 이제부터는 직장 일이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늘 바쁜 직장맘들의 하루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이같은 직장맘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선 모성 보호 및 일ㆍ가족 양립이 필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턱도 없이 부족하지만 최근 들어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 휴직 등 많은 제도적 개선이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속담처럼 관련 법령과 제도를 잘 알아야 제대로 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부 직장맘들의 경우 해당 요건이 충분이 됨에도 불구하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거나 잘 몰라서 개선된 제도의 혜택을 못 받는 이들이 있다. 특히 잘못된 상식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할 모성 보호 제도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맘들이 알아둬야 할 모성 보호 관련 제도 중에서도 출산전후휴가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자.◇ 근무간 6개월 이상만 출산전후휴가 쓸 수 있다?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고용 기간이나 정규직ㆍ비정규직 구분없이 임신한 여성 노동자라면 누구나 출산 전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고용센터에서 지급하는 출산전후휴가급여를 받기 위해선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현 사업장 뿐만 아니라 이전 사업장 경력을 모두 합해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한다. 명심할 것은 '근로기간'이 아니라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중간에 실업급여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는 그 이후부터 기간을 계산한다. ◇ 출산전후휴가를 언제 쓸지 고민된다?출산전후휴가는 산모의 회복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쓸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산일을 기준으로 반드시 출산후 45일 이상을 쓰도록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가장 빨리 출산전후휴가를 쓸 수 있는 시기는 출산 44일 전이다. 가장 늦게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출산 당일이다. 만약 출산일이 예정보다 늦어져 출산 후 휴가 기간이 45일이 안 된다면 추가로 휴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에 대해선 사업주가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법 위반은 아니다. 출산이 예정보다 앞당겨져 휴가 시작일 이전에 출산했다면, 출산전후 휴가 기간은 출산 당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계산하면 된다. 출산전후휴가 기간은 출산일 이후 45일만 확보된다면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면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주어야 한다. 한편 출산전후휴가는 분할해서 임신 초기 등에 쓸 수도 있다. 유산, 사산 경험이 있거나 연령이 만40세 이상인 경우, 유산ㆍ사산의 위험이 있다는 진단서가 있을 경우 44일 한도 내에서 출산 하기 이전에 미리 휴가를 쓰고, 나머지 45일을 출산 후에 사용할 수 있다. ◇회사에서 출산전후휴가 쓰지말라는데?출산전후 휴가는 근로기준법상 사업주의 의무 사항이다. 근로자가 신청하지 않아도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출산 전과 후를 합쳐 90일을 주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출산전후휴가를 주지 않을 경우 관할 고용노동청에 신고하면 된다. 다만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하기 위해 회사에 휴가계를 내는 것은 필요하다. 회사에서 휴가를 주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법적 대응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유산ㆍ사산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육아 휴직 등은 근로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A씨 같은 경우 분명 임산부에 대한 부당해고에 해당돼 법적으로 다툴 수 있다. 다만 해고돼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고 법적 대응을 하는 것과 해고 예고 수당과 실업 급여로 회사와의 인연을 정리하는 것 사이에서 냉정히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소송을 이기기 위해선 앞으로 겪어 내야 할 고통도 만만치 않다. ◇임금은 어떻게 받을 수 있죠?사업주는 출산전후휴가 90일 중 60일은 월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수당을 뺀 기본급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 30일은 고용센터에서 초대 135만원까지 출산전후휴가 급여를 지급한다. 다만 상시근로자 500명 이하의 제조업, 300명 이하의 광업ㆍ건설업ㆍ운수업 등, 200명 이하의 도소매업ㆍ숙박음식점ㆍ금융보험업ㆍ예술ㆍ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100명 이하의 그밖의 업종에 대해선 정부가 사업주의 지급분(60일분의 임금)을 월 135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해준다. 단 고용보험 피가입 기간 6개월 이상인 여성만 받을 수 있다. 고용센터의 급여를 받으려면 신청서ㆍ확인서ㆍ통상임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갖춰 고용센터를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편 또는 인터넷(www.ei.go.kr)을 통해 가능하다. 사업주가 미리 지급한 뒤 고용센터에 신청해 대체하는 방식도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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