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금융투자업계 좌장들이 올해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 키워드로 '해외 성과'를 지목하고 나섰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 5곳이 투자금융(IB)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지향하고 나섰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투자·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증권 등 IB지정 증권사들은 3조원 이상 쌓아놓은 자기자본을 다양한 수익원 발굴에 활용하지 않고 기업 신용공여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제도 취지를 퇴색시켰다. 수 십 조 원의 자본을 보유한 글로벌 IB플레이어의 네트워크와 비교하는 '태생적 한계론'은 더 이상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깔려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인 해외 비즈니스가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해외진출 규제를 개선하고 해외시장 개척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만점 기준을 기존 450%에서 250%로 낮춘 것을 계기로 금융당국의 NCR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사장은 "IB 및 트레이딩 역량을 활용해 자체 개발상품을 다양화하고 해외시장으로 상품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며 "해외 고객 대상 브로커리지 혁신, 글로벌 트레이딩센터 사업모델 안착, 헤지펀드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금융투자업체들이 '아시아 금융리더'를 목표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종수 회장은 "일본, 호주에 이어 후발주자인 중국, 말레이시아 등 금융사들도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한정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은 선택을 넘어 필수인 만큼 정부, 기업, 연기금이 공조해 해외진출을 가시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폭 넓은 해외시장 활용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기범 사장은 "현재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난관을 이머징마켓, 선진국, 미진출 국가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으로 해쳐나갈 것"이라며 "맞춤형 전략을 통한 해외 진출과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는 인력재배치를 통해 월등한 경쟁력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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