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안녕들 하셔요!'…지리산 반달곰 겨울잠

29마리 중 11마리 동면 확인

▲"내년엔 여러분 모두들 안녕들 하시기를…".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에 빠졌다.[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지리산 반달곰 29마리 중 11마리가 겨울잠에 든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동면현황을 조사한 결과 29마리 중 11마리가 동면에 들어갔다고 29일 발표했다. 나머지 18마리도 조만간 겨울잠에 빠져 들 것으로 예상했다. 겨울잠을 확인하는 조사는 곰의 생태연구와 개체 관리를 목적으로 반달가슴곰에 부착된 발신기의 신호음으로 곰의 이동거리를 파악하고 움직임이 적은 곰을 대상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동면 시기는 개체별로 차이가 있는데 빠른 곰은 11월말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25일 빠른 개체도 있는데 평균적으로는 10일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곰들도 1월에는 모두 동면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반달가슴곰은 바위굴이나 나무굴, 바위틈에 들어가 동면하거나 지표면의 움푹 팬 곳을 이용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잠자리는 낙엽이나 나무줄기를 끌어 모으고 몸을 최대한 동그랗게 웅크려 체온을 유지한 채 잠을 잔다. 지난 5~7월 반달가슴곰에 부착된 발신기 신호를 분석한 결과 암·수 2쌍이 지속적으로 함께 활동한 것으로 나타나 동면 중 새끼를 출산할 가능성도 높다. 반달가슴곰은 12월말에서 1월초 겨울잠을 자는 동안 체내에서 비축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출산과 양육을 한다. 새끼는 몸무게 200~300g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로 태어난다. 어미의 희생적인 보살핌을 받게 되며 동면이 끝나는 시기인 4월 쯤 3~4㎏ 정도의 건강한 상태로 자란다. 겨울잠을 자는 중간에도 출산과 양육이 가능한 것은 반달가슴곰의 경우 깊이 자는 것이 아니라 가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위험을 느끼게 되면 이동하는 등 독특한 습성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이후 지리산에서는 12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는데 어미 곰들이 출산(동면)장소로 선택한 곳은 모두 바위굴이었다. 권철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장은 "동면에 방해되지 않도록 샛길출입을 하지 말고 '야호'와 같은 소음을 내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며 "특히 새끼를 양육하는 어미 곰은 사나워질 수 있으므로 샛길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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