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政 관계 양극단으로 치달아
노사정위에서 논의했던 각종 회의 올스톱정부,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노사정 간 일자리 정책협력에 차질[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23일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결정하고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정부와의 대화를 일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노사정위에서 열린 각종 의제별 협의회들의 회의는 잠정 중단돼 파행을 빚을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긴급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열고 "한국노총은 공권력 투입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일 때까지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비롯해 정부와 모든 대화를 일체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지난 22일 민주노총 사무실에 경찰 등 공권력이 투입된 데 대해 "지난 노동운동 역사 속에서도 볼 수 없었던 초유의 사태"라며 "이 문제를 결코 민주노총 개별 조직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현 정부가 이 땅의 노동운동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안"이라며 "노정관계를 대화가 아닌 공권력으로 해결하는 정부에 대해 노동자들은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한국노총 중앙을 비롯해 모든 회원조합이 조직적으로 결합해 노동운동을 지켜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함에 따라 임금제도 개편, 정년 60세 법제화와 연동된 임금피크제 등 앞으로 노사정 간 대화와 협력을 키워나가야 할 분야에 대한 사회적 대화는 전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노사정위원회 활동에 불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노사정위의 장관급 회의체인 본위원회도 잠정 중단된다. 다만 하위 위원회인 의제별 위원회는 과반이 출석한 경우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그러나 1999년 민주노총이 빠진 후 '반쪽짜리' 위원회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노총의 참여마저 빠진 채 운영을 이어간다면 노·사·정 대화채널로서 노사정위원회의 정체성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노사정위는 그간 노동계와 함께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일·가정 양립문화 ▲중소기업 근로자의 직무능력 향상 ▲자동차부품업종의 근무형태 변화 등을 논의해왔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위원회 파행을 막기 위해 공익위원 중심으로 회의체별 쟁점을 모아나가고 대안을 마련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노총의 참여를 독려하고 다시 참여할 경우 신속히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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