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공공기관장, 경영 개선 못 하면 사표' 꾸짖은 까닭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기관장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달 뒤에 다시 제출하세요. 임기 내에 개선 못 하겠으면 미리 사의 표명하셔도 좋습니다. 발전 자회사 5곳은 왜 내용이 똑같죠? 개선 계획안도 서로 짜서 제출합니까?"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산하 41개 공공기관장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강하게 질책했다. 윤 장관이 산하 공공기관장을 이처럼 강하게 질타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한 참석자는 "윤 장관이 공기업 방만경영을 뜯어 고치려고 작심했는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며 비공개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윤 장관이 에너지 공기업을 비롯해 산하 기관장에 쓴소리를 뱉은 것은 24일 예정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38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끝장 토론'에 앞선 '기강 잡기' 성격이 짙다.특히 박근혜 대통령도 내달 초 부채과다 및 방만경영으로 중점 관리 대상에 오른 40여개 공기업과 만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이날 윤 장관과의 간담회에는 41개 공기업 대표가 모두 참석했는데, 특히 한국전력의 5대 발전 자회사에 대한 강도 높은 질책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발전 자회사에 대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부채 감축 비율 30%를 왜 지키지 않았으며 인도네시아 지사를 왜 각 사마다 따로 운영하고 있는지, 또 부채를 늘리지 않고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연구하라"고 다각도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가스공사는 해외사업 구조조정 외에도 노사 관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들을 포함한 에너지 공기업에게는 내년 1월까지 기관장 임기 내에 부채 감축이 가시화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분기별 실행 계획까지 담을 것을 지시했다.한전, 가스공사 등 부채 중점 관리 대상 기관(11개)과 강원랜드 등 방만경영 우선 개선 대상 기관(5개)에는 10% 이상의 경상경비 절감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 신규 사업의 타당성 검증 강화, 자회사의 과감한 정리, 해외지사 정리 및 공동 운영, 발전 자회사의 연료 공동 구매 확대, 에너지 공기업 본부 인력의 20% 이상 현장 배치를 주문했다.이날 공공기관장들은 고용 세습 등 8대 방만경영 사례를 조속히 개선하고 정부가 하향 조정한 상임이사 기본 연봉, 비상임이사의 수당 한도를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부채 증가에 따라 최근 급증한 기업어음(CP) 발행 관련 이사회 의결 절차도 신설하는 등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산업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를 만들어 내년 1월 중 분기별 개선 계획이 포함된 기관별 정상화 계획을 제출받고 이행 실적을 매월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기타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제도도 마련할 예정이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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