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차 '갈라파고스' 논란 가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갈라파고스다” VS “국제경쟁력의 원천이다”

스즈키 자동차 경차 '알토'

일본의 경자동차(이하 경차)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글로벌 자본을 대변하는 미국의 쇼지 시게루 독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경차와 경차시장을 ‘갈라파고스’라고 비판하는 반면, 산케이비즈 등 일본 언론은 '국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반박하면서 인도 등지에서 디자인과 사양만 변형시켜 판매학 있는 만큼 갈라파고스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쿠아도르령 섬이자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바탕으로 삼은 섬으로 외부 세계와의 절연을 상징한다. WSJ은 지난 16일 '경차가 무역장벽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차는 일본에서만 팔리며 일본 메이커 외에 일본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만큼 갈라파고스와 같다고 주장했다.독일 자동차 메이커 폭스바겐의 쇼지 시게루 사장은 대놓고 "일본 시장은 갈라파고스"라고 비판한다. 배기량 660cc이하인 일본의 경차는 일본에서만 팔릴 뿐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경차를 ‘갈라파고스’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혼다가 생산하는 경차 'N-WGN'

일본에서 많이 팔리는 경차는 혼다의 ‘엔박스(N-WGN)’, 도요타 자동차의 자회사 다이하츠 공업의 ‘무브’ ,소형차 메이커 스즈키의 ‘알토에코’ 등이 있다. 경차는 길이와 너비가 소형차보다 작아 좁은 국토에다 골목길이 많은 일본의 사정에 맞게 작고 배기량이 적어 연비가 높아 유지비가 적게 들고 연간 세금도 7200엔으로 배기량 1000cc의 소형차의 4분1에 불과하다. 경차는 일본의 승용차 시장에서 지난해 34%를 차지했다. 20년전 17%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혼다의 엔박스의 경우 11월에만 무려 1만9513대가 팔렸다. 엔박스의 차체 길이는 혼다가 생산하는 소형차 '피트'(3.96m)보다 작은 3.38m에 불과하다. 피트가 11월 중 2만6235대 팔렸는데 엔박스의 판매량은 결코 적은 게 아니다.

다이하츠의 경차 '무브'

일본 업체들도 WSJ 주장을 100%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본래 경차가 일본인과 같은 체격이 적은 사람을 겨냥해 만든 차종인 만큼 미국과 유럽 등 체격이 큰 사람이 많은 글로벌 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솔직히 인정한다. 그렇더라도 세계 시장과 완전히 절연된 차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은 "인도에서 연간 100만대의 사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반은 경차지만 일본처럼 엔진이 660㏄ 아니라 에어컨 사용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배기량을 800~1000㏄로 키운 것"이라며 ‘갈라파고스’는 아니라고 주장한다.산케이비즈는 오히려 '경차는 일본의 국제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조에서 폐기까지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만큼 경차는 친환경 차량인데다 최근 연비가 휘발류 1ℓ에 35㎞ 달리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필적하는 연비를 실현하는 경차도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앞으로이다.일본은 경차가 갈라파고스가 아니라고 하지만 갈라파고스나 멸종이 될 가능성은 매우 많다.특히 일본 정부가 2015년 신규 구입분부터 경차의 보유세인 자동차세를 현행 연간 7200엔에서 1만800엔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싼 맛'을 강점으로 내세운 경차의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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