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운용, 민간·내수 시장 견인 정책에 초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내 지갑이 가득 차고, 내 자식이 취업하고, 내 가게 손님이 많아야 좋은 경기이다."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올 하반기 들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소비도 늘어나면서 고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체감 경기는 신통치 않다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내년에는 민간소비와 내수 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운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현 부총리는 "그동안 경제 활성화, 성장잠재력 제고, 위기관리 등 세 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는데 아직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은 거시지표를 높이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이 직접 느끼는 경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오석 부총리.
정책 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경제관련 입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현 부총리는 "경제와 관련된 입법이 서둘러 정책에 집행될 수 있도록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최근 철도노조의 파업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민영화는 없고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철도노조가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을 신뢰하지 않는지 혹은 또 다른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파업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시간을 두고 반드시 바로잡겠다고도 했다. 현 부총리는 "지금 8일째 파업을 하고 있는데 정부가 초조하다고 해서, 불합리한 노조의 조건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 불편과 나아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파업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3.9% 달성에 대해서 현 부총리는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은 중립적인 전망이며 변함이 없다"며 "다만 미국발 양적완화 축소, 일본과 중국의 시장 변화 등은 위험요인으로 대외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북한 정세가 요동치고 있어 이 또한 주의 깊게 지켜볼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내놓은 의료법인의 각종 영리사업 허용을 담은 '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두고 현 부총리는 "의료법인의 영리법인 허용을 염두에 둔 정책이라고 의사단체들이 지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의료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일 뿐 영리법인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올해 안에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전 예산실장과 통화했는데 지금 국회에서 열심히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며 "잘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오는 19·26·30일 본회의를 개최한다. 빠르면 26일 내년도 예산안 통과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 대해서는 "현재 TPP가 앞으로 세계무역기구(WTO)를 대체할 것이란 분석과 여전히 WTO가 세계 무역질서를 주도할 것이란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며 "TPP가 어떤 방향성으로 움직일지 면밀히 분석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2개국 TPP 국가들과 우리나라는 일대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경우가 많아 큰 영향력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현 부총리는 "거시경제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국민이 체감하지 않으면 좋은 경기가 아니다"며 "내년에는 민간과 내수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운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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