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11곳의 트렌드 소개..소비패턴은 물론 문화·관습까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12억명의 인구대국 '인도'는 연평균 6~9%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젊은 나라'이다. 최근에는 젊은층의 소비 주도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도 '가족'에서 '젊음'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나 커피 체인점도 큰 인기다. 신흥 부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인도 100대 부자의 자산은 인도 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이에 따른 결과로 명품시장의 규모도 2006년 이후 연평균 23%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또 어떤가. 전통적으로 이슬람 문화의 특성상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이곳에서도 최근 소득 향상과 서양 문화 유입에 따라 여성들의 소비 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히잡으로 얼굴을 꽁꽁 가려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은 막을 수 없는 노릇인지라 특히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햇볕이 강하고 고온건조한 기후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안티에이징과 스킨화이트닝 제품이 유독 인기다. 이외에 의료사업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 약 40%가 비만이고, 매년 약 2만명이 비만에 의한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이 신흥국들은 고속 성장을 보이며 발 빠르게 선진국을 추격하고 있다. 신간 'KOTRA 마켓트렌드 2014'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가 직접 지목한 신흥국 11개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코트라 무역관에 파견된 주재원들이 현지 정부기관, 전문가, 기업인들과 접촉하며 파악해 낸 각국의 트렌드가 소개돼있다. 인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폴란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러시아, 필리핀 등이 우리가 주목해야할 신흥국들의 리스트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신흥국들의 시장 분석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각 국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이들을 이해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둔다. 예를 들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장을 갖춰 입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 바이어들은 미팅에서도 주름진 셔츠는 기본이고 청바지에 슬리퍼를 착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옷차림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은 베트남에서는 금물이다. 또 폴란드인과 이야기할 때 폴란드를 동유럽으로 언급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유럽 관점에서 보면 폴란드가 동유럽이지만, 유럽 전체를 놓고 보면 중부유럽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의사결정을 굉장히 천천히 하기 때문에 거래 성사를 위해 상대방을 재촉하거나 연락을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계약을 성사시키기 어렵다. 적극적인 영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신흥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처럼 현지의 트렌드 변화를 읽고, 문화와 관습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우수한 제품을 가지고도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신흥국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이케아와 맥도날드의 성공 사례를 눈여겨볼만 하다. 사우디라아라비아 가구 시장에 진출한 이케아는 술을 금지하는 현지 이슬람 문화를 고려해 와인잔을 주스잔으로 바꾸고,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을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맥도날드는 인도 진출 당시 인도의 종교적 신념과 문화를 고려해 육류 메뉴는 닭고기, 양고기, 생선살로 제한하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인도인의 취향대로 제품에 향신료를 첨가해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KOTRA 마켓 트렌드 2014 / KOTRA 지음 / 청림출판 / 1만7000원)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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