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 외국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접구매(해외직구)까지 확산되면서 국외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외 소비지출은 6조4938억원으로 분기별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대비 11.2% 증가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소비(497조6856억원)가 2.6% 늘어난 반면 국외소비(17조9315억원)는 4.3% 증가했다. 국외소비가 늘어날수록 안 그래도 부진한 내수 회복이 위협받는다. 국내여행과 상품 구매 등 국내소비는 제조업체, 자영업자와 도산매업자의 생산 및 매출 증가→고용창출→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활성화시킨다. 그러나 국외소비는 이런 소비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다. 해외직구는 이미 젊은층에게 대세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이튿날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에 한국 소비자도 들썩인다. 유아용품부터 패션ㆍ대형 TV까지 쇼핑 품목도 다양하다. 엔화값이 떨어지자 아마존 미국 사이트 대신 일본 사이트를 찾는 고객이 늘어났다. 같은 제품인데 일본 사이트가 더 싸고 배송기간도 짧아서다. 소비에도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유통망이 인터넷을 통해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상황에서 국외소비를 막을 방도는 없다.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물건을 싼 값으로 사서 며칠 안에 받아 볼 수 있다. 소비자로선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소비행위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국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각성해 가격 현실화에 나서야 한다. 국내에서 수출품보다 비싸게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봉이라는 인식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 매력있는 관광지를 개발하는 한편 바가지 상혼을 근절해 해외여행객을 흡수해야 한다. 국외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변화를 되돌리기 어렵다면 변화의 흐름을 타는 전략을 써야 한다. 중국ㆍ동남아 등 신흥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역(逆)직구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내수 활성화를 5000만명이 채 안 되는 내국인만을 상대로 꾀하란 법은 없다.한 해 1000만명 넘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돈을 쓰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해외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보다 많은 한국제품을 직구하도록 하는 것도 훌륭한 내수진작 방안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