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며칠 째 안개와 연무가 서울 하늘을 뒤덮고 있다. 최근 중국이 급속히 산업화가 되면서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 납 등의 중금속이 포함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 우리가 마시는 미세먼지의 30~50%가량이 중국에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람의 폐포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기관지와 폐에 쌓이는 초미세먼지는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주의가 요구된다.◆항상 미세먼지에 노출된 몸= 미세먼지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 화합물, 탄소 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뤄져 있다.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한다. 입자의 지름이 10㎛ 이하면 미세먼지(PM-10)라 하고, 2.5㎛ 이하인 경우는 극미세먼지(PM-2.5)라고 부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40%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초미세먼지의 경우 지난해 전국 11개 측정소 가운데 6곳에서 연평균 기준(25㎍/㎥)을 넘었다. 이는 뉴욕(13.9㎍/㎥)의 2배 수준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과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시키고 악화시켜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된다. 환경부 조사결과, 수도권에서만 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2만여명의 조기 사망과 80만여명의 폐 관련 질환이 발생한다.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무려 12조3000억원에 달한다.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 먼지는 코털에서 1차, 기관지 섬모에서 2차로 걸러진다. 그래도 걸러지지 않은 미세먼지는 폐포에 흡착되는데, 각종 호흡기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한 번 들어간 미세먼지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계속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기관지나 폐에 쌓인 미세먼지는 코나 기도점막에 자극을 줘 비염, 중이염, 후두염증, 기관지염,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또 미세먼지의 독성물질이 모세혈관에 유입돼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혈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주영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정상인에게는 가벼운 자극에 불과할 수 있지만 비염이나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성 기도질환을 가진 환자나 만성 폐질환에 의해 폐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매우 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대개 콧물, 재채기, 코 막힘 증상이 심해지거나 기침과 객담이 증가하고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어떻게 미세먼지를 막아낼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2010년과 2013년 2회에 걸쳐 황사마스크 12종, 일반 보건마스크 9종 등 총 21종의 마스크에 대해 세균과 곰팡이 차단효과를 실험했다. 그 결과 일반 보건마스크는 세균 88%, 곰팡이 83.2%를, 황사마스크는 세균 98.5%, 곰팡이 98.8%를 차단했다.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면 대부분의 미생물을 차단할 수 있는 셈이다. 황사마스크는 가까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제품포장에 '황사방지용'과 '의약외품'이라고 표기된 마스크를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일반 마스크와 달리 외부 공기가 새지 않게 얼굴에 밀착되는 형태이며, 일회용인 만큼 세탁해서 쓰면 효과가 떨어진다. 한편 돼지고기를 먹으면 돼지고기의 지방이 입과 기관지에 붙은 미세먼지를 씻어준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 속설은 틀렸다.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지용성의 유해물질이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면 동물실험 결과, 지방섭취가 높은 동물군이 미세먼지에 대한 염증 반응이 약한 것으로 나타나, 미세먼지에 대한 돼지고기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명히 밝혀진 것이 없다.심윤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기관지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유해물질을 빨리 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이나 과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장 운동이 활성화되고 항산화물질이 산화스트레스를 막아주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다음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의 생활 수칙이다.▲PM10 80㎍/㎥ 이상이거나 PM2.5 50㎍/㎥ 이상인 경우-민감한 사람의 경우 오랜 실외 활동 자제 ▲PM10 120㎍/㎥ 이상이거나 PM2.5 100㎍/㎥ 이상인 경우-심장·폐질환자, 호흡기 질환자,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 미세먼지의 건강영향이 큰 계층은 오랜 실외활동이나 무리한 운동 자제 ▲PM10 200㎍/㎥ 이상이거나 PM2.5 150㎍/㎥ 이상인 경우--건강영향이 큰 계층 오랜 실외활동, 무리한 운동 제한 권고-일반국민의 경우 실외활동 시간 단축 요망 ▲PM10 300㎍/㎥ 이상이거나 PM2.5 200㎍/㎥ 이상인 경우- 건강영향이 큰 계층 모든 실외활동 제한- 일반국민의 경우 오랜 실외활동 제한 권고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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