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 영향…묻지마 청약까지 등장, 순위내 마감 잇따라
지난달 22일 개관한 만촌3차 화성파크드림 견본주택 모습. 만촌3차 화성파크드림은 평균경쟁률 176대 1을 기록, 대구지역에서 20년만에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제공 : 화성산업)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대구' 분양시장이 유독 뜨겁다. 수도권의 경우 위례신도시나 강남재건축 등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과 달리 대구에서는 입지를 따지지 않는 '묻지마 청약'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전셋값 급등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청약접수를 실시한 화성산업의 '만촌 3차 화성파크드림'은 평균경쟁률 176대 1을 기록했다. 최근 20년간 대구지역에서 분양했던 사업지 가운데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이 밖에도 대구지역에서 올해 분양한 '롯데캐슬 더 퍼스트', '세천 한라비발디', '서한이다음 2차', '월배2차 아이파크', '대봉 태왕아너스', '율하 롯데캐슬 탑클래스' 등이 1순위로 청약이 마감됐다. 대구와 경계가 닿은 경산에서도 분양 훈풍이 이어졌다. 대우건설이 공급한 '경산 푸르지오'도 순위 내 마감됐다. 686가구 모집에 1710명이 몰려 평균 2.49대 1을 기록했다.부동산써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청약을 실시했던 19곳 중 순위 내 마감된 곳만 15곳(78%)에 달했다. 2008년에 12곳, 2009년 5곳이 청약을 실시했지만 순위 내 마감된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2010년에도 순위 내 마감된 곳은 12개 사업지 중 1개 사업지(8%)에 그쳤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썩히며 건설사들의 '기피 대상'이었던 과거와 대조적인 모습이다.청약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17곳 중 3곳이 순위 내에 마감됐다. 2012년부터 분양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는데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청약마감단지 비율이 66%로 급증했다. 2012년에는 15곳 중 10곳(66%)이 순위 내에 마감됐고 올해는 19곳 중 15곳(78%)까지 늘었다.미분양 가구 수도 급격히 줄었다. 2008년 2만가구에 육박했던 것이 2011년을 기점으로 1만가구 이하로 떨어졌고 올 10월 1359가구에 지나지 않는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2007년 1만2199가구 ▲2008년 2만1379가구 ▲2009년 1만6009가구 ▲2010년 1만3163가구 ▲2011년 8672가구 ▲2012년 3288가구로 줄어들었다.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도 2008년 말 6327가구이던 것이 10월 1103가구만 남아있다.김호창 현대산업개발 주임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심해 업체들이 할인분양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미분양이 정리되고 공급이 줄다 보니 점차 수요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국토부가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대구지역 전셋값은 10월보다 0.9% 올랐다. 2012년 말과 비교하면 9.59% 상승해 5대 광역시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년 동월보다 10.47% 올라 5대 광역시 평균치(4.05%)의 두 배가 넘는다. 비싼 전세금과 시세와 비슷하게 형성된 분양가가 수요자들을 시장으로 이끌었다. 대구지역의 업계 관계자는 "3년 새 전세금이 전국 상위 5곳에 속할 정도로 높아지자 2011년부터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며 "시공사 입장에서도 3년 전 불황을 겪은 후로는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고 최근에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전국에서 투자수요가 몰려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팀장은 "지방에서 분위기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 2010년이지만 대구는 2012년부터 분위기가 호전됐다"며 "미분양이 해소되자 건설사들도 신규분양에 나서게 됐고 기존 시장도 거래가 이뤄지며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나는 등 신규 분양도 원활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보다 늦게 돌기 시작한 '온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태희 팀장은 "올해 지방 부동산 시장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훈풍이 오래 이어지고 있다"며 "대구는 지방 호황기 막차를 탔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분위기가 유지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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