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최근 수익성 악화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에 내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7일 금융연구원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 10대 트렌드' 간담회에서 "최근 한국형 투자은행(IB)이 등장함에 따라 시중은행과 기업금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또한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 개인금융 부문도 은행들 간의 완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는 KDB대우, 삼성, 현대, 우리투자, 한국투자 등 5개 증권사를 한국형 IB에 지정한 바 있다. IB로 지정된 증권사들은 기존 증권업무 외에도 연기금과 외국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한 전담중개업무와 기업금융업무도 할 수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B들이 향후 전담중개업무와 더불어 기업 신용공여, 인수합병 업무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증대를 꾀할 것"이라면서 "특히 증권사를 가진 지주사들은 이에 대비해 고객신용정보 공유 등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금융 분야에서는 내년 하반기 도입될 예정인 계좌이동제로 인해 은행 간 고객유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계좌이동제란 휴대전화 번호이동제와 유사한 개념으로 고객이 거래은행 변경을 요구하면 자동이체 신청 내역 등 기존 금융거래 정보를 새 계좌로 자동으로 연결시켜주는 제도다. 고객들은 간편하게 계좌를 이동시킬 수 있어 거래 은행을 바꾸기가 용이해지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개인고객을 뺏기도, 뺏기기도 쉬워진다. 장 연구위원은 "앞으로 거래은행 바꾸기가 간편해지면서 은행들이 금리, 수수료 등 혜택을 통해 개인고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에 따라 무차별적 경쟁이 유도돼 시장에 의한 은행의 재편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시중 은행들이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림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정부 금융기관 기업이 동반진출을 통한 금융한류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장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는 후발주자인 한국 금융산업에 해외 진출의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정체된 금융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금융공기업이 협력해 기업과 동반진출 형태로 해외진출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연구원은 이날 ▲뉴 노멀 시대로 이행 ▲금융산업의 춘추전국시대 도래 ▲지속적인 공존을 위한 리스트럭처링 ▲금융한류시대의 개막 ▲빅 데이터, 빅 서비스 ▲금융의 융·복합화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금융 ▲금융부채시대에서 금융자산시대로의 전환 ▲더욱 넓어지는 금융의 품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 확대 등을 금융 10대 트렌드로 꼽았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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